'보험사 살린' RBC 구제안에 힘 빠진 라스 검사

입력 2022-06-2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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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RBC(지급여력) 비율 구제안을 발표하면서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RAAS·라스)가 힘이 빠졌다. 사전자료를 제출받았지만, 현장검사 계획은 감감무소식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말, 농협생명과 한화손보, DGB생명에 대해 경영실태평가(RAAS·라스)를 위한 사전자료를 제출받았지만, 아직 현장검사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이들 보험사는 금융당국의 RBC 비율 권고치 150%에 미달하는 보험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전자료는 제출받았지만, 아직 검사 일정 등은 결정된 게 없다"며 "6월 말 수치를 보고 결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라스는 보험사의 리스크를 수시로 평가해 취약 회사 및 취약부문을 감독하기 위한 감독체제다.

RBC 비율은 고객이 일시에 보험금 지급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정상적으로 내줄 수 있는지 판단하는 감독 지표다.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한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채권 가격 하락) RBC 비율이 150% 이하로 떨어진 보험사가 속출했다.

지난 1분기 생명보험업계 5위인 NH농협생명(131.5%)을 비롯해 DGB생명(84.5%, 4월 기준 108.5%), 한화손해보험(122.8%) 등의 보험사가 권고치 아래로 떨어졌다. 이에 금감원은 건전성을 따져보는 라스 검사를 계획했지만, RBC 비율 구제안이 발표돼 보험사들의 RBC 비율이 개선될 예정이다.

구제안에 따르면 LAT(보험부채적성평가) 잉여금의 40%가 가용자본으로 인정된다. LAT는 내년 보험사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원가 평가보다 부채가 클 경우 그 차액만큼을 추가 적립해 자본 건전성을 높이게 한 제도다.

이번 조치로 이들의 6월 말 RBC 비율은 2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업평가는 변경된 산출기준을 적용해 추정한 RBC 비율이 DGB생명 146%, NH농협생명 202%, 한화손보 210%, DB생명 150% 등이라고 분석했다. 당국 권고치에 못 미쳤던 보험사들이 혜택을 보게 된 것이다.

다만 RBC 비율 구제안으로 수치는 상승했지만, 실질적인 자본 건전성 회복은 아니어서 변별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수치만 일시상승하는 착시효과일 뿐이라는 얘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치는 좋아지겠지만, 일시적일 뿐"이라며 "금융당국은 리스크 검사에 충실해 부실 보험사들의 진짜 위기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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