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5차 협상, 양측 양보에 큰 진전...시장은 일단 안도

입력 2022-03-3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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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안전보장 전제로 중립국 지위 수용 의사 밝혀
러, 우크라 서부서 군사활동 즉각 축소 입장 내놔
양국 정상회담 가능성도 언급
미국·유럽증시 상승…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유가는 하락

▲사진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5차 협상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이스탄불/타스연합뉴스
▲사진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5차 협상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이스탄불/타스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9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전쟁 종식을 위한 5차 협상을 마쳤다. 우크라이나는 안전보장을 전제로 중립국 지위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러시아는 신뢰 구축 차원에서 군사활동을 축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측 모두 이번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한 가운데 그 의미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단은 이날 오전 9시 40분께 터키 이스탄불에서 5차 협상에 나섰다. 지난 7일 3차 협상 이후 약 3주 만의 대면 협상이었다. 양측은 4시간가량 진행된 회담을 마치고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우선 우크라이나는 국제적인 안전보장을 전제로 중립국과 비핵 지위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크라이나 협상단의 데이비드 아라카미아는 회담 후 TV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은 보증인이 서명하는 국제조약 형태로 보증 국가 의회에서 비준돼야 한다”며 “여기에는 러시아를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약 내용도 구체적이다.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도발이나 군사작전이 있을 경우 3일 내 협의가 이뤄져야 하며 보증국은 군사 원조, 병력, 무기, 영공 폐쇄 등으로 우크라이나를 도울 의무가 있다. 우크라이나의 이 같은 구상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조약 5조에 가깝다. 나토 조약 5조는 한 회원국이 공격받으면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보고 다른 회원국이 자동 개입해 공동 방어한다는 개념이다.

우크라이나는 이 같은 조약을 바탕으로 안전이 확실하게 보장되면 나토 가입을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우크라이나 협상단 일원인 올렉산드르 찰리이는 “안전 확보 시 영구 중립국 형태로 비동맹·비핵국 지위를 받아들일 수 있다”며 “우리 영토에 외국 군사 기지나 군대를 배치하지 않고 군사 동맹도 체결하지 않으며 우리나라에서의 군사 훈련은 보증 국가의 동의하에 수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특별군사작전이란 이름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하며 밝힌 핵심 요구조건이다. 우크라이나가 큰 틀에서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셈이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포기하는 대신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타협은 없다고 했던 영토 문제도 한발 물러섰다.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지역의 지위에 대해 협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협상 단원으로 참가한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보좌관은 “15년의 기간을 갖고 크림반도 지위에 대해 양자 대화를 하기로 했다”며 “이 기간 해당 지역에서 군사적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다는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회담도 수면으로 떠올랐다. 러시아 협상단은 양측이 평화 협정 초안에 빠르게 동의할 경우 양국 대통령 간 직접 회담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상호 신뢰 구축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지역의 군사활동을 즉각 축소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러시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한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어떤 것도 예단하지 않겠다”며 제재를 계속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미 국방부도 러시아의 군사활동 축소는 철수가 아니라 재배치라며 또 다른 공격을 위한 시간을 버는 것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해당 지역에서 이미 전투력을 많이 상실해 사실상 대안이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킹스칼리지런던의 로런스 프리드먼 전쟁연구 석좌교수는 “공세 완화는 철수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며 “러시아는 목표를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바스에 집중하고 있다는 말은 속임수가 아니라 실제로 할 수 있는 게 그것 뿐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평화협상 진전 소식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0.97% 올랐고 S&P500과 나스닥도 각각 1.23%, 1.84% 상승했다. 프랑스와 독일증시가 3% 안팎으로 급등하는 등 유럽증시도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움직임에 하락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빠지기도 했다. 종가는 전일 대비 1.6% 하락한 배럴당 104.24달러로 지난 1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가격도 1.63% 내린 107.71달러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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