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손실보상 있는데…방역지원금 1000만 원이나?

입력 2022-02-08 11:17 수정 2022-02-08 17:4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지영 정치경제부 기자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벤처기업위원회 예산결산소위원회에서 의결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변경안의 내용은 충격적이다. 소상공인 방역지원금이 1인당 3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오르면서 관련 예산만 무려 22조4000억 원 증액됐다. 구체적인 증액 규모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에서 달라질 수 있지만, 방역지원금을 올린다는 큰 방향은 이미 정해진 듯하다.

추가 국채 발행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와 별개로 방역지원금을 늘리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다.

손실보상 법제화 이전에는 ‘피해계층을 두텁게 지원한다’는 명분 하에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현금 지원(정액)이 설득력을 얻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방역조치 이행 과정에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 등은 손실보상제를 통해 피해액의 일정 부분을 보전받는다. 추가적인 현금 지원은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당장의 생활고를 해소하는 수준이면 족하다. 지난해 12월부터 지급된 1차 방역지원금 지급액이 사업체당 100만 원에 그쳤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방역지원금 지급액이 과도하게 늘면 재정건전성 악화와 더불어 형평성 갈등이 불가피하다.

추경으로 지급되는 2차 방역지원금 지급기준은 1차 때와 같은데, 1차 때도 사각지대가 컸다. 폐업을 앞둔 ‘재고 떨이’나 배달비용 등 증가로 수익성과 무관하게 ‘매출액만’ 늘어난 소상공인들은 지급대상에서 제외됐다. ‘새벽 장사’ 등 영업시간을 늘리거나 판매 품목을 늘려 매출액을 유지한 소상공인들도 혜택을 받지 못했다. ‘자업자득’이긴 하지만, 불성실 소득 신고로 실제 매출액은 줄었으나 매출액이 는 것으로 집계된 소상공인들도 지급대상에서 빠졌다. 그나마 1차 방역지원금은 지급액이 100만 원에 불과했기에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을 뿐이다.

산자위 의결대로 2차 지급액이 1000만 원으로 불어나면, 방역지원금은 ‘피해 해소’보단 ‘격차 확대’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순익 100만 원이 감소한 소상공인은 1000만 원을 받아 총소득이 900만 원 늘고, 순익 100만 원이 증가한 소상공인은 한 푼도 못 받게 돼서다.

손실보상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상황에 과도한 추가 방역지원금 지급은 불필요하다. 같은 돈이라면 차라리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한 번 더 지급하는 게 타당할 것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성심당 대전역점’이 없어진다고?…빵 사던 환승객들 ‘절망’ [해시태그]
  • 경찰, 김호중 방문한 고급 유흥주점 새벽 압수수색
  • 다꾸? 이젠 백꾸·신꾸까지…유행 넘어선 '꾸밈의 미학' [솔드아웃]
  • "깜빡했어요" 안 통한다…20일부터 병원·약국 갈 땐 '이것' 꼭 챙겨야 [이슈크래커]
  • 부동산PF 구조조정 시계 빨라진다…신평사 3사 "정부 대책 정상화 기여"
  • "전쟁 터진 수준" 1도 오를 때마다 GDP 12% 증발
  • 유니클로 가방은 어떻게 ‘밀레니얼 버킨백’으로 급부상했나
  • AI 챗봇과 연애한다...“가끔 인공지능이란 사실도 잊어”
  • 오늘의 상승종목

  • 05.1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2,874,000
    • -0.03%
    • 이더리움
    • 4,271,000
    • -1.04%
    • 비트코인 캐시
    • 679,500
    • +2.8%
    • 리플
    • 714
    • -1.24%
    • 솔라나
    • 233,700
    • -2.99%
    • 에이다
    • 654
    • -1.21%
    • 이오스
    • 1,101
    • -2.22%
    • 트론
    • 167
    • -2.91%
    • 스텔라루멘
    • 148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91,550
    • -0.6%
    • 체인링크
    • 23,040
    • +2.26%
    • 샌드박스
    • 601
    • -2.2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