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미국 물가, 진보보다 보수가 더 걱정한다

입력 2022-01-17 15:18

공화당 지지층 올해 인플레 7%대 전망...민주당은 3%
트럼프 정권 이후로 정당간 견해차 극명
경제정책 결정에 악영향 위험

▲미국 뉴욕 유통체인 타깃의 한 매장에서 12일(현지시간) 소비자가 정육 코너에서 장을 보고 있다. 뉴욕/신화뉴시스
▲미국 뉴욕 유통체인 타깃의 한 매장에서 12일(현지시간) 소비자가 정육 코너에서 장을 보고 있다. 뉴욕/신화뉴시스
미국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지면서 경제 회복에 최대 복병으로 떠오른 가운데 정치 성향에 따라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인식 격차가 크다는 분석이 나와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CNN은 미시간대학이 지난달 진행한 소비자심리 조사 결과를 인용해 공화당 성향 소비자들이 민주당 지지층보다 올해 미국 인플레이션에 대해 더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약 7%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3%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다.

사실상 정치성향에 따라 물가상승 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두 배 넘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에 대해 CNN은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한 정파 간 견해차는 해당 조사가 정당 성향을 묻기 시작한 1980년 이래로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경제 문제에 있어서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당파적 견해차가 극심해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시간대 조사를 총괄한 리처드 커틴 이코노미스트는 “아들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이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도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한 정치 성향에 따른 견해차는 있었지만,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면서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정권 이후부터 기대 인플레이션 부문의 양극화가 폭발했다”고 지적했다.

커틴은 경제 문제에 대해 당파적 견해차가 이대로 지속한다면 정책 당국자들의 잘못된 정책적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한 당파적 견해차가 경제 동향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를 압도하게 된다면 소비자와 정책 당국자 모두 잘못된 결정을 할 수 있다”면서 “당파적 견해차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인플레이션과 같은 경제 문제에 대한 엄청난 견해차는 상당한 경제적 불확실성을 낳아왔다”고 지적했다.

당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정책을 결정하고자 물가 지표를 살필 때 기대 인플레이션도 고려한다. 하지만 기대 인플레이션 자체가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양극화된다면 기준점을 잡기가 더 어려워지게 된다.

물가는 서민경제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인플레이션은 다른 경기 지표와 다르게 경제적 요소뿐만 아니라 심리적 요소를 반영하는 특성이 있다.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 사람들이 사재기하게 되면 상품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 가격 오름세가 이어진다면 소비는 위축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해 강한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소비자 지출은 이미 위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미시간대학 예비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년 만에 두 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커틴 이코노미스트는 “델타와 오미크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가 소비심리 위축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인플레이션 압력도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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