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한국타이어 형제의 난’…조현범 회장 선임

입력 2021-12-22 16:27 수정 2021-12-22 16:30

조양래 회장,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 추대
지분 42%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선임
부사장 3명 포함 임원급 20명 승진 인사 단행
맏형 조현식 부회장, 한국앤컴퍼니㈜ 고문으로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조양래 회장의 차남 조현범 사장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했다.

조 회장은 경영 수업을 위해 1998년 입사한 이후 24년 만에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한국타이어 시절부터 전략기획본부와 경영기획본부 등에서 경험을 다져온 만큼, 당분간 '운신의 폭'을 확대하며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지분을 사이에 두고 불거진 ‘형제의 난’ 갈등을 원만히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 맏형인 조현식 부회장은 그룹 고문으로 물러났다.

(그래픽=이투데이 )
(그래픽=이투데이 )

22일 한국앤컴퍼니그룹은 2021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부사장급(3명) 이하 20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CEO 조현범 사장이 그룹 회장으로 선임됐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를 글로벌 6위의 타이어 기업으로 성장시킨 조양래 회장은 그룹 명예회장으로 추대되면서 경영에서 손을 뗐다.

◇전략기획ㆍ경영기획 등 요직 거치며 경영 수업

총수에 오른 조현범 회장은 1998년에 경영 수업을 위해 한국타이어에 입사했다.

이후 마케팅본부장과 경영기획본부장, 한국타이어 CEO 등을 역임했다. 그동안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성장과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마케팅본부장(상무) 시절이었던 2004년에는 한국타이어의 대대적인 CI(Corporate Identity) 재단장을 주도했다. 이를 활용한 글로벌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프리미엄 타이어 브랜드의 기틀을 마련했다.

브랜드 위상을 끌어올리는 한편, 아우디와 벤츠, BMWㆍ포르쉐ㆍ테슬라 등의 고급 완성차에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성공시켰다.

경영 능력은 위기 속에서 더욱 빛을 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지속한 가운데 지난해 매출 6조4540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 기준 글로벌 타이어 기업 순위가 7위에서 한 단계 오른 6위에 올라섰다.

조 회장은 그동안 중국 중경과 헝가리, 미국 등 해외 공장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주도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8곳의 글로벌 공장을 구축하면서 생산기지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데 중심인물이었다.

새로운 조직 문화 역시 그의 손에서 시작했다. 수평적 조직문화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율적인 근무 환경 조성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회공헌과 환경 경영 등 글로벌 수준의 ESG 경영을 추진 중이다.

▲한국타이어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 이후 타이어 제조(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M&A 등을 추진하는 지주사(한국앤컴퍼니)로 역할을 나눴다. 조현범 회장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사업 영역은 더욱 다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 이후 타이어 제조(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M&A 등을 추진하는 지주사(한국앤컴퍼니)로 역할을 나눴다. 조현범 회장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사업 영역은 더욱 다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한국타이어)

◇대규모 M&A 뛰어들며 운신의 폭 확대 전망

경영권을 확보한 조 회장은 사업 영역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967년 효성그룹이 ‘조선다이야’를 인수한 이후 한국타이어 시대가 시작됐다. 이후 반세기 넘게 오로지 ‘타이어’에 집중해왔다. 조 회장은 이런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다각적인 전략을 펼쳐왔다.

실제로 2006년 한국타이어 전략기획본부장 시절부터 사업영역 다각화를 추진했다. 타이어에 국한된 사업 영역을 종합 자동차 부품사까지 점진적인 확대하겠다는 게 그의 뜻이었다.

결국, 2014년 ‘한라공조’를 모태로 둔 한온시스템 인수전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면서 신호탄을 쐈다.

당시 미국 비스테온이 쥔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69.9% 가운데 한앤컴퍼니가 50.5%를, 한국타이어가 19.5%를 나눠 가졌다.

5년여가 지난 현재 한온시스템은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는 한국타이어가 재무적 투자자로 활동하는 동안 대규모 M&A에 대한 경영 노하우 등을 확보했다.

본격적인 조현범 호가 출범하면 다시금 대대적인 M&A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온시스템의 매각 규모가 7조 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지분이 20%에 육박하는 한국타이어는 최대 1조5000억 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주사 자체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출범한 만큼, 이제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FI)를 벗어나 경영권을 확보를 위해 전략적 투자자(SI) 형태를 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캐나다의 초소형 정밀기계(MEMS) 기업 ‘프리사이슬리 마이크로 테크노롤지’의 지분 57% 인수를 주도하는 등 신성장 동력 및 신사업 개발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보여왔다.

한국앤컴퍼니는 조현범 회장 선임과 관련해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새롭게 정립된 미래 혁신 방향을 중심으로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양래 명예회장 성년 후견 심판은 진행 中

조 회장은 갖가지 논란과 우여곡절, 지분을 둘러싼 가족과의 잡음 등을 넘어 결국 그룹 총수에 올랐다.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 만큼, 조현범 회장은 당분간 총수로서 ‘운신의 폭’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사의 영향력이 여전히 절대적인 만큼, 그룹사 전반의 체질 개선과 함께 다각적인 변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지분을 사이에 두고 갈등을 빚어온 가족과의 갈등도 봉합해야 한다.

여전히 조양래 명예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이 진행 중이어서 ‘형제의 난’의 불씨는 남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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