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日 수출규제 2년...“소부장 국산화 결실에도 양국 관계 개선은 필요해”

입력 2021-12-15 15:36 수정 2021-12-1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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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민 전경련 동경사무소장 인터뷰

▲박용민 전국경제인연합회 동경사무소장. (사진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박용민 전국경제인연합회 동경사무소장. (사진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소부장 국산화도 중요하지만
자유무역에서 오는 혜택을 경시하거나 저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15일 박용민(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동경사무소장은 이투데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소재ㆍ부품ㆍ장비(소부장) 국산화를 시작한 지 2년이 지났다. 박 소장은 그간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자유무역에 대해 소홀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우선 그는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이후 한국 기업이 국산화, 수입국 다변화 등 발 빠른 대응을 해왔다고 진단했다.

2021년 초반 불화수소 대일(對日) 수입액이 460만 달러(약 54억4000만 원)로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83.6% 감소하는 등 특정 국가에 집중된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노력과 결실이 있었다.

그러나 국산화의 이면으로 자유무역 자체를 경시하게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 일본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 감소, 대안으로서의 국산화 등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자유무역에서 오는 혜택을 경시하거나 저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제안보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자유무역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그동안 한일 양국은 소부장 산업의 분업 체제를 통해 약 811억 달러의 대규모 부가가치를 창출한 바 있다. 박 소장은 “공급망 리스크를 철저하게 관리하되, 더불어 기존 공급망을 우호적으로 복원하는 일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박 소장은 한일관계 악화 이후 위축된 양국 교역과 투자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세계를 대상으로 한 한국의 전체 교역 규모는 5.1%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한일 간 교역 규모는 9.8%나 감소했다”라며 “감정적ㆍ문화적인 대립이 반일, 혐한 등으로 커지면서 단순히 상품교역 감소뿐 아니라 매출 타격, 직접투자 축소, 인적교류 둔화 등 실질적인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일 간 기초기술 경쟁력 분야에서 큰 격차를 보이는 것도 지적했다. 진정한 소부장 독립은 원천기술 없이 이루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기초과학ㆍ원천기술은 대규모 투자가 오랜 기간 이루어져야 결실을 볼 수 있는 분야다. 하지만 연구개발비에서부터 양국은 큰 차이를 보인다.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일본의 2019년 연구개발비 총액은 약 18조 엔(약 187조7814억 원)이지만,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야 연구개발비가 10조 엔을 넘기 시작했다.

박 소장은 “기초과학 분야 1개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 절대적 규모의 투자가 장기간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적극적인 장기 투자의 확대가 한국이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제언했다.

내년이면 일본 경제산업성이 3대 첨단소재를 수출규제한 지 3년이지만, 박 소장은 양국 간의 관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양국 관계 악화에 코로나 19까지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탓이다.

그는 “한국과 일본처럼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들은 견제보다는 협력과 상생이 양국 모두를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인데, 그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라면서 “양국 정부가 서로 대화를 통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상대를 대한다면 언제든 관계 회복은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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