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억’ 소리 나는 수입차…코로나 이후 2.5배 폭증

입력 2021-10-20 06:00

수입차 23%는 1억 원 이상…차종 다양화와 소득 양극화가 배경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수입차 판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5배 급증했다.

국산 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약진하며 양극화, 수입차는 제네시스를 넘어선 ‘고급 상향화’ 추세가 뚜렷해졌다.

19일 이투데이 취재와 한국수입차협회(KAIDA) 통계 등을 종합해보면 올해 3분기 누적판매 기준으로 1억 원 이상 고가의 수입차 판매는 총 4만9576대에 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이었던 2019년 같은 기간 판매는 1만8857대였다. 그러나 지난해 3만929대를 기록하며 단박에 3만 대를 넘어섰다. 올해는 5만 대 가까이 솟구치며 판매가 급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입차 시장에서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모델 판매가 급증했다. 올해 판매는 3분기 기준 5만 대에 육박했다. 이들이 차지하는 점유율도 23%를 넘었다.  미국 시장의 경우 10만 달러(약 1억1500만 원)가 넘어서는 고가의 모델을 'Six Figures price’로 별도 분리해 분석한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입차 시장에서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모델 판매가 급증했다. 올해 판매는 3분기 기준 5만 대에 육박했다. 이들이 차지하는 점유율도 23%를 넘었다. 미국 시장의 경우 10만 달러(약 1억1500만 원)가 넘어서는 고가의 모델을 'Six Figures price’로 별도 분리해 분석한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

◇전체 수입차 판매의 23%가 1억 원 넘는 고가

수입차 시장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동안 1억 원 이상의 고급 수입차 판매는 전체 수입차 가운데 10% 안팎을 유지했었다. 2015년 9.6% 수준이었던 이들은 이듬해인 2016년 8.5%로 비중이 소폭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점유율 9.8%)부터 성장세를 지속,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에는 전체 수입차 가운데 11.2%가 1억 원을 넘어서는 프리미엄 또는 고성능 차였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위축이 본격화된 지난해 이 비중은 16.1%까지 치솟았다. 올해는 7.0%포인트가 추가돼 이 비중이 23.1%에 달했다. 일본차를 끝으로 수입차 시장이 완전히 개방된 이후 사상 최대치다.

관점을 최근 5년(2017~2021년)으로 넓혀보면 추세는 뚜렷해진다. 이 기간 전체 수입차 시장이 23.6% 성장했지만, 1억 원 넘는 수입차 판매는 188.9% 증가했다.

1억 원 이상의 고급 차 판매는 자동차 회사에 적잖은 의미를 준다.

당장 이들이 뽑아내는 영업이익이 만만치 않다. 제네시스 G80 1대를 팔았을 때 생기는 영업이익은 현대차 쏘나타 4대의 영업이익과 맞먹는다. 여기에 기술력과 브랜드인지도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로 인정받게 된다.

이 때문에 글로벌 고급 차 브랜드가 경쟁하는 미국에서는 1억 원 이상의 고급 차를 이른바 ‘여섯 자리 가격 자동차(Six figures price)’로 부른다.

10만 달러, 즉 숫자 여섯 자리($100,000) 가격에서 시작하는 모델이 얼마나 많이 팔리느냐를 비중 있게 다루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가격이 비쌀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이른바 ‘베블렌 효과(Veblen effect)’가 자동차 시장에도 확산 중인 것으로 분석한다.

▲롤스로에스와 벤틀리 등 고급차 브랜드가 SUV 제품군을 내놓으면서 진입장벽을 낮췄다. 애스턴 마틴과 람보르기니 역시 전통적인 굴레를 벗어나 SUV로 영토를 넓히면서 판매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들은 벤츠와 BMW, 아우디 오너들에게 "다음에 탈 수 있는 차"라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사진은 벤틀리 벤테이가의 모습.  (출처=뉴스프레스UK)
▲롤스로에스와 벤틀리 등 고급차 브랜드가 SUV 제품군을 내놓으면서 진입장벽을 낮췄다. 애스턴 마틴과 람보르기니 역시 전통적인 굴레를 벗어나 SUV로 영토를 넓히면서 판매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들은 벤츠와 BMW, 아우디 오너들에게 "다음에 탈 수 있는 차"라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사진은 벤틀리 벤테이가의 모습. (출처=뉴스프레스UK)

◇제품군 확대해 진입장벽 낮춰…고성능 모델도 인기

고가의 수입차 판매가 증가한 이유는 고급 차의 차종 다양화, 소득의 양극화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렸기 때문이다.

SUV와 4도어 GT로 영역을 확대한 포르쉐가 효과를 본 것처럼, 람보르기니와 애스턴 마틴 등 고성능 브랜드가 SUV를 내놓으며 성큼 고객 앞으로 다가왔다.

매일 타기 버거운 '슈퍼카' 대신, 이를 밑그림으로 개발한 SUV는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롤스로이스와 벤틀리 역시 SUV로 차종 다양화를 시작했다.

고성능 모델도 판매가 부척 증가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버전인 AMG의 경우 2018년 2321대 판매에 그쳤으나 지난해 4355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5959대가 팔린 것을 고려하면, 작년의 2배인 8000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도 이 같은 고가 수입차 판매를 부추겼다. 자동차 제조사가 이들을 겨냥해 다시 고급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고급 차 판매가 확산 중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같은 벤츠와 BMW 중에서도 국산 고급 차와 뚜렷한 차별성을 지닌 차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이라며 "벤틀리와 애스턴 마틴, 마세라티 등이 현재 벤츠와 BMW 고객에게 이른바 '다음에 타볼 차'라는 대안으로 떠오른 것도 고가의 수입차 판매 증가를 견인했다"라고 말했다.

▲국산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약진은 수입차 시장의 고가 경쟁을 부추겼다. 많은 수입차 오너가 제네시스를 뛰어넘는 브랜드 가치를 추구하면서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제공=제네시스)
▲국산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약진은 수입차 시장의 고가 경쟁을 부추겼다. 많은 수입차 오너가 제네시스를 뛰어넘는 브랜드 가치를 추구하면서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제공=제네시스)

◇‘억’ 소리 나는 고가 수입차…코로나 이후 2.5배 폭증

국산 차 역시 고가의 차가 많이 팔렸다. 현대차 판매 5대 가운데 1대는 제네시스일 만큼, 고급 차 선호 현상이 거세게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승용차 평균 가격은 4400만 원으로, 1년 반 전인 2019년(3774만 원)에 비해 16.6%(625만 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RV 평균 가격도 3544만 원에서 4200만 원으로 18.5%(656만 원) 상승했다.

제네시스가 올 하반기 선보일 예정인 최고급 세단 G90 출시를 서두르는 것도 이런 자동차 시장의 유행 변화에 재빨리 올라타기 위해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산 차는 경차와 고급 차로 양극화를 보이지만, 수입차는 양극화 대신 ‘고급 상향화 추세’가 뚜렷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입차 시장의 많은 고객이 국산 고급 차 브랜드(제네시스)를 넘어서는 브랜드 가치를 추구하기 시작하면서 1억 원 이상의 고급 수입차에 관심이 커졌다”라며 “실제로 국산 차와 가격대가 비슷한 중저가 수입차는 여전히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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