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정상화와 빚투]①신용거래 25조 눈덩이...“빚투·영끌로 양극화 심화”

입력 2021-08-23 17:59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자산가격이 급등하자 부동산, 주식 투자를 위한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수요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특히 신용대출을 이용해 다시 자산투자에 활용하면서 금융불균형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

◇2030세대 ‘빚투’·‘영끌’에 올인…신용거래융자 25조 돌파 =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신용거래 융자는 19일 기준 25조365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15조 원 규모였던 신용거래 융자 규모는 1년 만에 10조 원 넘게 몸집을 키웠다. 신용거래융자는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주식을 담보로 빌리는 돈을 의미한다. 빚을 내 투자하려는 수요가 연일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외인 수급에 따라 빚투, 영끌 방향도 엇갈리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외인 매도에 따라 조정장세가 이어지다가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며 이날 0.97% 반등한 3090.21로 마감했다. 기관 매수에 따라 1%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지만,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반등 구간을 점치기엔 이르다고 보고 있다.

2030세대의 투자 수요도 크게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에 따르면 신규 개인 주식투자자 비중이 2109년 9.3%에서 2020년 32.8%로 급증했다. 동시에 신규 투자자 절반 이상인 53.5%가 30대 이하로 나타났다. ‘빚투’, ‘영끌’을 주도한 2030세대가 주식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셈이다.

가계부채가 급증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시장금리가 오르면 영끌, 빚투로 자산시장 투자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이자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기준 가계부채 잔액은 1666조 원으로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약 16조 원의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두현 의원(국민의힘·경산시)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담보·신용 등 개인 대출 금리가 연 1%포인트 오르면 이자는 총 11조8000억 원 증가한다. 특히 청년층 비중이 높은 소득 2분위(하위 20~40%)와 3분위(하위 40~60%) 이자 증가액은 각각 1조1000억 원과 2조 원에 이른다. 소득수준이 낮은 2030세대가 금융리스크 노출에 더욱 취약한 셈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가계부채 증가에 경고장을 날리고 있다. 임형석 선임연구위원은 “금리가 정상화하면 변동금리 비중이 크고, 만기가 짧은 신용대출 차입자가 주택담보대출 차입자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금융불균형이 나빠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고·중신용자를 위한 대출이 크게 늘어난 반면 저신용자 대출시장은 2017년 이후 매년 3.7% 가량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신용자는 빚을 내 자산시장에 투자하고 있지만, 저신용자는 금융접근성이 떨어지면서 금융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는 “최근 상환 능력이 양호한 고신용 차주 위주로 가계 신용대출이 늘어나고 있다. 고신용자 신용대출의 경우 상당 부분이 자산 투자에 활용되고 있어 금융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리 오를 땐 “대출 상환, 투자 균형 찾아야” = 통상 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받아 투자해 온 투자자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20·30대의 ‘빚투’, ‘영끌’ 현상이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시에 또 다른 투자처를 발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세호 한국투자증권 GWM센터 팀장은 고액자산가의 포트폴리오를 예로 들며 “금리가 오르면 확정금리 상품들의 수익률이 좋아지기 때문에 관련 상품이 나오길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채권금리가 오르면 트레이딩용(매매)이 아니라 만기보유전략을 쓴다”고 말했다. 이어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장세에서도 ‘빚투’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는 언제나 있었다”며 “본격적으로 대출은 상환하고, 가진 현금으로 투자하는 패턴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의 NH투자증권 골드넛WM센터 부장은 “고액 자산가들은 분기·연말 배당을 염두에 두고 추세가 꺾이지 않는 종목들을 꾸준히 사는 편”이라며 “한 번 사면 잘 팔지 않고 오래 가져가는 것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 같으면 주가가 떨어졌을 때 개인 매수세가 달라붙어 매물 공백을 채웠을 텐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며 “대출 한도를 제한하겠다고 하니까 신용대출이나 레버리지로 투자한 사람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시가 조정받는 상황에선 균형 있게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 정세호 팀장은 “테이퍼링이 경기 회복을 방증하기 때문에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긴 어렵다”며 “조정받는 구간에서 매수 기회를 보고, 특정 업종이나 종목에 치중하지 않는 균형 잡힌 투자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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