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편한 질문에 대처하는 기업의 자세

입력 2021-08-02 13:35

“삼성전자와 경쟁사 간 메모리 반도체 기술 경쟁력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이에 대한 회사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보유현금이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하만 인수 이후 의미 있는 규모의 인수·합병(M&A) 결정이 나오지 않았는데요. 향후 성장을 위한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M&A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지난주 2시간 넘게 진행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한 질문이다. 상반기 내내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여기에 안주하면 곤란하다는 지적이 담겨 있다. 회사로선 정곡을 콕 찌르는 따끔한 '한방'이다.

물론 기업 컨퍼런스 콜에서 이 정도 질문 수위는 예삿일이지만, 눈길이 많이 간 이유는 따로 있다. 해당 질문을 삼성전자에 직접 적어 보낸 이가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아닌 개인주주여서다.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첫 질문을 듣고 "질문의 전문성이 높아 애널리스트인 줄 알았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 발표부터 소통 강화 목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 답변도 상세했다. 단순히 땜질 처방에 그치지 않고 삼성이 봉착한 리스크와 문제 상황을 잘 풀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주 낯선 광경은 아니다. 3월 주주총회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개인주주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주총 3시간 중 상당 시간을 개인 주주들의 질문에 할애했다. 특히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주주들도 온라인을 통해 회사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숨기는 게 미덕”이라는 기업들의 불통 공식이 통용되는 사회에서 반가운 현상이다. 회사에 애정을 갖고 동반하는 개인투자자와 시장과의 적극적인 소통. 선두를 달리는 세계적 기업이 지켜야 할 두 가지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선진 기업 문화가 자리 잡은 곳과 비교하면 아직 개선할 점이 남은 건 사실이다.

테슬라, 애플 등 해외 유수 기업의 컨퍼런스 콜에선 최고경영자(CEO)가 최고재무책임자(CFO), IR 책임자와 함께 나와 때로는 호평을, 때로는 날이 선 의문점을 직접 마주한다. 삼성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CFO나, 더 낮은 급의 임원이 컨퍼런스 콜을 주재한다.

‘불편한 질문’을 기꺼워할 줄 아는 기업 문화가 우리나라에서도 더욱 널리 퍼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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