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의 원견명찰(遠見明察)] 기후변화 이야기 ④ 앞서가는 민간, ESG 경영

입력 2021-07-21 05:00

현대일렉트릭 사장

온실가스 감축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국제 사회는 아직도 협력과 다툼을 계속하고 있다. 인류 공통의 책임임을 인정하면서도 개별 국가가 어느 정도의 차별화된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한 실익을 계산하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 단위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자본의 논리는 더 빠른 속도로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자본 투자사인 블랙록(BlackRock)의 회장 래리 핑크(Larry Fink)는 2020년 ‘최고 경영자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투자 결정의 최우선 요소로 둘 것이라고 밝힌다. 앞으로 블랙록이 투자하는 기업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위험요소를 공개하도록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7조5000억 달러의 자산을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과 연계시키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한 것이다.

이제 기업은 좀 더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게 되었다. 기업의 평판을 유지하는 차원을 넘어서 경영 원칙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지 않고서는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세계적인 금융과 신용 평가 기관은 ESG라는 새로운 평가 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하였다. ESG는 친환경(Environment), 사회적(Social), 건전한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어로서, 이 중 친환경은 기후변화 대응이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되었다. 기업으로서는 소비자는 물론 자본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된 것이다. 애플을 비롯한 세계적 기업들이 신재생 에너지만을 사용하겠다는 ‘RE 100’ 선언에 속속 동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회적 기업의 문제는 협력 업체들과의 상생을 얼마나 잘하는지를 평가한다. ‘사회적 기업은 착한 기업’이라는 평판 수준을 넘어서, ‘반사회적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는 시스템’이 도입된 것이다. 건전한 지배구조도 기업의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었다. 대기업의 경우, 기업 집단을 유지하더라도 그것을 투명하게 사회적으로 공개하고 공정 거래의 규범을 준수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기업의 숙제는 생산을 줄이지 않으면서 최대한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투입되는 연료의 절대량을 줄이거나, 같은 효율을 내면서도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연료로 바꾸거나, 제조 공정의 에너지 효율을 더 높이거나, 원자재를 친환경 제품으로 전환하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감축 활동은 개별 제품에 따라 다양할 수 있으나 어느 경우에든 추가적인 비용이 필요하다. 앞에서 예로 든 ‘RE 100’ 달성을 위해서도 스스로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를 건설하여 생산된 전기를 이용하거나, 다른 신재생 발전소의 전기를 구매해야 한다. 어떤 방식을 택하더라도 상당한 추가 비용이 수반되고 그것을 바로 제품의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 획기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만이 시장에서 살아남게 될 것이다. 비록 정부가 규제를 통하여 친환경적인 제품에 유리한 시장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겠지만,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기업은 추가 비용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ESG 경영을 피할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국가와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대의에 이미 동참했고, 이를 따르지 않는 기업에 대한 다양한 방식의 규제 조치가 눈앞에 와 있다. 온실가스 배출에 부과하는 탄소세, EU와 미국에서 검토 중인 탄소 배출 제품에 대하여 추가적인 부담을 지게 하는 탄소 국경 조정 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권리로 인정하여 그것을 거래하는 배출권 거래제도 등이 이미 많은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거나 도입 준비 중이다.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자본의 흐름은 더욱 절실하다. 글로벌 자산 운영사뿐만 아니라 유럽 투자은행은 작년 11월 기후은행으로 전환하여 재원의 50%를 친환경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이제는 세계적 기업 모두가 환경 투자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기로 접어든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는 명분, 국가 규제에 대한 적응, 그리고 자본의 선택 등이 기업의 환경 경영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기업이 앞서 나가면서 기후변화를 준비해야만 하는 국면이 된 것이다. 미국이 다시 돌아와 이러한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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