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커 투자자 주의 필요

코스닥 활황 흐름이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번지면서 그간 부진했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종목들이 모처럼 꿈틀대고 있다. 정부가 이달 중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까지 더해지며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되는 모습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일 시장에 데뷔한 엔에이치스팩32호는 장중 한때 공모가(2000원) 대비 185% 오른 5700원까지 치솟았다. 종가는 공모가 대비 92% 상승한 수준에서 마감했다.
1일 상장한 미래에셋비전스팩9호 역시 공모가 대비 66.75% 오른 3335원에 첫날 거래를 마쳤고, 다음 날에는 상한가까지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상장한 삼성스팩12호도 상장 당일 51.50% 급등했고, 현재는 공모가 대비 89% 오른 3780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스팩 상장이란 합병을 전제로 한 명목회사가 먼저 증시에 입성한 뒤, 비상장 우량기업을 찾아 합병시키는 방식의 우회상장 절차를 뜻한다. 공모로 조달한 자금은 예치금 형태로 보관되며, 합병이 성사되면 비상장사는 별도의 IPO 절차 없이 곧바로 상장 효과를 얻게 된다. 반대로 일정 기간 내에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하면 스팩은 청산되고 투자자에게 공모가와 이자가 반환된다. 이런 구조 덕분에 스팩은 개인투자자들의 단기 이벤트 투자처로 꾸준히 활용돼 왔다.
올해 스팩 시장은 한동안 침체를 면치 못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스팩 상장은 17건으로 지난해(40건)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코스닥 중심의 정책 모멘텀이 살아나면서 스팩 시장 분위기도 반전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이달 중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며,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 확대가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고 레버리지 효과가 큰 스팩에 개인들의 단기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팩은 구조상 중소형주·테마주를 선호하는 단기 매매 성향의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다. 최근의 급등 흐름도 이 같은 투자 패턴이 강화된 결과라는 평가다. 다만 시장에서는 단기 이익을 노리는 투심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며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정책 기대감에 스팩주로 단기 자금이 몰리는 구간이지만 변동성이 큰 만큼 급등 이후 급락 위험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실적 기반 종목과 달리 합병 가능성 등 이벤트 의존도가 높은 만큼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