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 발효 1년...반중 매체 ‘빈과일보’ 결국 폐간

입력 2021-06-2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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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세와 직원 안전 고려해 24일 자를 끝으로 폐간 결정
‘지오다노’ 창업자 지미 라이, 1995년 6월 창간
영국 외무 장관 “빈과일보 폐간, 홍콩 표현의 자유에 타격”

▲홍콩 시민들이 24일(현지시간) 시내 한 가판대에서 빈과일보 마지막 신문을 사기 위해 긴 줄을 서 있다. 홍콩/AP뉴시스
▲홍콩 시민들이 24일(현지시간) 시내 한 가판대에서 빈과일보 마지막 신문을 사기 위해 긴 줄을 서 있다. 홍콩/AP뉴시스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反中) 성향 매체 빈과일보(Apple daily)가 24일 자 신문을 끝으로 결국 폐간됐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빈과일보 모회사인 넥스트디지털 이사회는 전날 오후 성명을 내고 “홍콩을 둘러싼 현 정세와 소속 직원들의 안전을 고려해 늦어도 26일 이후 신문 발행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중단한다”며 “지난 26년여 동안 흔들림 없이 지지해준 독자와 소속 기자, 직원, 광고주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홍콩 국가보안법 발표 이후 1년, 1995년 6월 창간 이후 26년만의 일이다.

결국 빈과일보는 24일 자 신문 발행을 끝으로 폐간하기로 했으며 웹사이트도 23일 자정 직전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폐간을 결정한 전날 저녁 빈과일보 지지들은 사옥 밖에서 연대의 표시로 스마트폰의 손전등을 켜 지지 의사를 보냈다. 사옥 안에 있던 관계자들도 스마트폰의 손전등을 켜고 화답했다. 빈과일보 폐간 소식에 영국의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은 "홍콩 표현의 자유에 끔찍한 타격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빈과일보는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창업한 사업가 지미 라이가 1995년 6월 20일 창간한 중국어 일간지다. 창간 초기에는 파파라치와 선정적인 보도로 대표되는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다 2002년부터 중국과 홍콩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기 시작하며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로 떠올랐다.

빈과일보는 지난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발효 이후 해당 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중앙정부의 집중 공격을 받아왔다. 사주인 지미 라이는 지난해 8월 3건의 불법 집회 참여 혐의로 체포됐으며 이후 총 2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17일에는 경찰 500명이 빈과일보의 사옥을 압수 수색을 하고 고위 관계자 5명을 자택에서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당국은 빈과일보와 2개 계열사 자산 1800만홍콩달러(약 26억 원)가량을 동결시켰다다. 이후 빈과일보 측은 운영자금 부족으로 직원들 임금조차 지불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빈과일보의 한 기자는 경찰의 급습 후 "혼란스러운 감정이 들었다"면서 "한편으로 정권의 무자비함에 화가 났지만 동시에 슬픔과 두려움도 느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홍콩 빈과일보 사옥 옥상에서 임직원들이 23일(현지시간) 휴대폰으로 손전등을 만들어 흔들며 사옥 밖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홍콩/AP뉴시스
▲홍콩 빈과일보 사옥 옥상에서 임직원들이 23일(현지시간) 휴대폰으로 손전등을 만들어 흔들며 사옥 밖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홍콩/AP뉴시스

빈과일보는 24일 자 신문을 평소보다 12배가량 많은 100만 부를 발행했다. 마지막 신문 1면에는 스마트폰 조명등으로 빈과일보 사옥 전경을 비추는 한 지지자의 손과 함께 '빗속에서 고통스러운 작별을 고한다', '우리는 빈과일보를 지지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총 20면으로 발행된 마지막 신문은 9면까지 빈과일보에 대한 최근 당국의 단속과 독자들이 전하는 아쉬움으로 채워졌다. 홍콩 거리 신문 가판대에는 전날 자정께부터 수백 명의 독자들이 모여들어 빈과일보의 마지막 신문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홍콩 시내에는 빈과일보 마지막 신문을 사기 위해 긴 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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