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사면보다 가석방 무게...광복절에 심사기준 충족

입력 2021-06-0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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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석방은 법무장관 소관...박범계 "가석방 심사기준 완화"

▲<YONHAP PHOTO-2513> 문 대통령, '4대 그룹 대표와 환담'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최태원 SK 그룹 회장(왼쪽 두번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네번째), 구광모 LG 그룹 회장(왼쪽),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대표와 간담회에서 앞서 환담하고 있다. 2021.6.2    cityboy@yna.co.kr/2021-06-02 13:20:04/<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YONHAP PHOTO-2513> 문 대통령, '4대 그룹 대표와 환담'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최태원 SK 그룹 회장(왼쪽 두번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네번째), 구광모 LG 그룹 회장(왼쪽),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대표와 간담회에서 앞서 환담하고 있다. 2021.6.2 cityboy@yna.co.kr/2021-06-02 13:20:04/<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이전 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이 부회장의 사면논의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특별사면 대신 가석방을 통해 출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회장이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말을 꺼내고,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부연 설명을 보태자 문 대통령은 “고충을 이해한다”고 답했다. 올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말할 때가 아니다”라며 잘라 말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어조다. 특히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고 부연한 것도 주목할 만한 발언이다.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열린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서 판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두 발언을 연결해보면 “국민 의견을 충분히 들어봤더니 많은 사람이 사면건의에 공감하더라“는 뜻이 된다.

“지금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서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 더 높여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고 한 것은 김기남 부회장에게 건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부회장은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며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우회적으로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경제 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에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경제상황과 기업의 역할이 달라진 만큼 이 부회장 사면에 관한 생각도 변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결심’이 서면 사면 대신 가석방 논의에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뇌물, 알선수뢰, 알선수재, 배임, 횡령 5대 중대 부패 범죄자의 사면을 제한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부회장은 1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뇌물공여 등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대통령 고유 권한인 사면과 달리 가석방은 법무부 장관의 권한이다. 또 가석방은 형을 면제받지 않은 채 구금 상태에서만 풀려나는 방식이다.사면보다 지지층 반발 등 부작용을 줄일 수 있어 문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부회장 가석방의 걸림돌로 거론됐던 수감기간 문제로 해결됐다. 가석방은 형기의 일정기간을 경과한 모범수가 대상인데, 이 부회장은 전체 912일의 수감 기간 중 약 54%인 490일 가량을 복역한 상태다. 그런데 최근 법무부는 7월부터 가석방 심사기준을 완화해 적용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가석방 심사기준을 현행보다 5% 정도 완화해 복역률을 60~65%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이 오는 8월 중순 까지 복역하면 수감기간이 형기의 60% 넘기게 돼 바뀐 가석방 심사기준에 부합하게 된다. ‘광복절 가석방’이 가능한 셈이다.

문 대통령이 아날 간담회에서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짚으면서 반도체 공장 건립 등 삼성의 역할이 컸다며 추켜세운 것 또한 일종의 신호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미국과 수혜적 관계였다면 이제는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바이오 등 첨단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도움을 주는 동반자적 관계가 되었고, 그 과정에서 4대 그룹의 기여가 컸다”고 했다. 기업의 앞서가는 결정이 없었다면 오늘이 없었다”고도 했다.

이날 간담회가 전체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는 점도 이 부회장 사면 건의가 전향적으로 검토될 가능성을 더 한다.

4대 그룹 대표는 “정부와 기업이 소통하는 격의 없는 자리를 마련해 줘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김기남 부회장은 “한미 정상회담을 뿌듯하게 생각한다”면서 “삼성은 오래 전부터 미국의 파운드리 공장을 검토하고 있었는데, 이번 방미로 인해 삼성의 대미 협력에 큰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이어 “미국에 공장을 지어 일자리를 외국에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제2의 평택공장 부지는 국내에서 찾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정부의 회복, 포용, 도약이라는 목표 달성에 함께하겠다”면서, “탄소중립은 후세대에 대한 현세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최태원 회장은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는 역대 최고라고 생각한다”면서 “워싱턴에 남아서 현지의 반응을 더 들었는데, 경제 활성화를 모색하는 미국 상황에 한국의 투자가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져서 바이든 정부가 고마워했다”고 했고, 구광모 LG 회장은 “일본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 갈등 등 예측할 수 없는 위기가 다가왔는데, 정부가 기업의 의견을 듣고 대처해 줘서 감사하다”면서 “이번 방미로 미국에서 더욱 안정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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