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위기에도 기회 잡은 K바이오

입력 2021-05-26 14:39 수정 2021-05-2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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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팬데믹 위기가 준비된 기업들에는 오히려 기회가 된 것이다.

26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위한 글로벌 생산기지로 떠올랐다. mRNA 백신의 위탁생산(CMO)도 확정되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의 백신 수급에 숨통을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성공에 이어 다양한 치료제의 연구·개발(R&D)이 활발하다.

mRNA부터 러시아 백신까지…글로벌 생산기지 자리매김

국내 대표 C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부터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생산을 시작한다. mRNA 백신을 국내 기업이 만드는 첫 사례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와 계약한 물량은 수억 도즈 규모다. 원액을 받아서 완제를 만드는 공정으로, 미국 이외의 시장에 공급된다. 회사 관계자는 "기간별 생산 규모 등 세부적인 사항을 조율 중"이라며 정확한 물량이 확정되는 대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CMO까지 사업을 확장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성장세를 더욱 가속할 전망이다. 창사 9년 만에 '1조 클럽'에 가입한 회사의 올해 매출은 1조5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신 CMO 사업의 진척에 따라 이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모더나의 올해 1분기 실적 자료를 분석한 백신 완제 위탁생산 단가는 도즈당 2달러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건물. (연합뉴스)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건물.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CMO의 신호탄을 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 백신의 본격적인 생산을 앞두고 있다. 이 백신은 기술이전 방식으로 생산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표를 달고 공급·유통된다.

현재 노바백스 백신의 시생산을 진행 중인 회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만 기다리고 있다. 우리 정부는 올해 3분기까지 노바백스 백신 2000만 도즈를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위탁생산뿐만 아니라 백신 개발도 함께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매출 추정치(컨센서스)는 8200억 원 규모로, 단숨에 1조 원대까지 성장할 발판이 마련됐다.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 생산 컨소시엄도 국내 백신 CMO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휴온스글로벌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휴메딕스, 보란파마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8월 시생산에 돌입한다. 월 1억 도즈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할 방침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원액, 휴메딕스가 완제를 생산하고 보란파마가 유통을 맡는다.

지엘라파와 한국코러스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상업물량 생산이 임박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바이넥스, 보령바이오파마, 이수앱지스, 종근당바이오, 큐라티스, 안동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가 속해 있다. 먼저 이수앱지스가 지난달 시생산을 시작했다.

스푸트니크V는 지금까지 66개국에서 승인됐다. 유럽의약품청(EMA)와 세계보건기구(WHO)도 러시아 현지 실사에 들어가 승인 절차를 밟고 있어 필요 물량은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치료제 시장 아직 '무주공산'…글로벌 시장 노크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의 식약처 조건부 승인을 올해 2월 획득했다. 국내 첫 코로나19 치료제이며, 항체치료제로는 전 세계에서 3번째 제품이다.

렉키로나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은 영국, 남아공, 브라질, 뉴옥, 나이지리아, 인도 변이 바이러스에서 중화능을 확인했다. 국내에서는 이미 2700명이 넘는 환자에게 처방됐다.

셀트리온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공언한대로 본격적인 글로벌 판매를 개시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파키스탄 국방부 산하 방위산업체 POF(Pakistan Ordnance Factories)의 자회사에 10만 바이알을 수출하기로 했다. 약 3만 명에게 투여할 수 있는 물량이다.

중동 국가에서도 렉키로나의 사용 허가 절차가 시작됐다. 셀트리온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이라크, 모로코 등 주요 범아랍권 각국 규제 당국에 렉키로나의 사용 허가 접수를 완료했으며, 아시아와 북아프리카에서도 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렉키로나의 글로벌 임상 3상은 한국과 미국, 스페인, 루마니아를 비롯한 13개 국가에서 1300명 규모로 환자 모집과 투약을 완료했다. 셀트리온은 이를 통해 렉키로나의 수출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국산 2호 치료제'를 향한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치료제 임상 2상에 들어간 부광약품은 '레보비르' 임상 2상에서 국내 최초로 고위험군 환자의 바이러스 감소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입증했다. 추가 임상에서 증상발현 초기 환자들의 살아있는 바이러스양을 측정해 바이러스 감소 능력을 명확하게 확인할 계획이다.

이 약은 최근 다국적제약사들이 주목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란 점에서 개발에 성공할 경우 높은 가치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의 'DWJ1248정', 뉴젠테라퓨틱스의 '뉴젠나파모스타트정' 등이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로 임상을 진행 중이며, 현대바이오와 씨앤팜도 니클로사마이드 경구용 치료제의 임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셀리버리는 코로나19 면역치료제 'iCP-NI'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임상은 인도와 유럽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iCP-NI은 코로나19 사망 동물모델에서 사망률을 80%까지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환자의 치명률을 개선하는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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