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만에 1400만개 팔린 '배홍동'…농심 비빔면 잔혹史 끝내나

입력 2021-05-1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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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빔면·도토리쫄쫄면 등 단종 수순…오뚜기ㆍ팔도 등 경쟁사도 비빔면 신제품 내놔

▲농심 '배홍동' 모델 유재석 (사진제공=농심)
▲농심 '배홍동' 모델 유재석 (사진제공=농심)

라면업계 ‘맏형’ 농심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 3월 야심 차게 선보인 비빔면 브랜드 ‘배홍동비빔면’(이하 배홍동)이 출시 초기부터 선전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농심의 비빔면 사업부문은 신라면 등 국물 라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미를 덜 봤던 ‘아픈 손가락’이었던 터라 초기 반응에 고무돼 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 이르다. 계절면 시장의 본게임이 시작되는 여름철이 아직 오지 않은 데다 ‘신상 효과’가 빠진 후에 반응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과연 배홍동은 ‘제2의 신라면’이 될 수 있을까.

19일 업계에 따르면 1500억 원대 수준의 국내 비빔면 시장에서 부동의 1위는 팔도다. 팔도비빔면의 시장 점유율은 60%가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름철마다 라면업계는 팔도를 잡기 위한 각축전이 펼쳐진다. 라면 시장 부동의 1위인 농심도 여름만 되면 기를 못 펴는 이유다.

◇찰비빔면·칼빔면·도토리쫄쫄면…농심의 ‘아픈 손가락’ 비빔면

▲농심 도토리비빔면 (사진제공=농심)
▲농심 도토리비빔면 (사진제공=농심)

농심은 여름 계절면 시장을 잡기 위해 개발단계부터 힘을 썼다. 1년 여간 연구원과 마케터가 합심해 전국의 비빔국수 맛집을 찾아다니며 시식도 하고 데이터를 쌓으며 소비자평가도 진행했다. 차별화 포인트는 비빔장이다. 비빔장에 배, 홍고추, 동치미를 갈아 숙성시키고, 제품명도 세 가지 주재료의 앞글자를 따서 ‘배홍동’으로 지었다. 타사 비빔면과 비교해 소스 양도 20%도 증량했다.

배홍동은 출시 두 달 만에 1400만 개 팔려나갔다. 농심은 여세를 몰아 패션 편집숍 ‘BIND’,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EARP EARP’와 손잡고 한정판 굿즈를 내놓는다. 배홍동의 디자인 요소를 더한 스마트폰 케이스, 그립톡, 티셔츠, 잠옷, 앞치마 등이다. 주로 젊은층이 비빔면을 선호한다는 점을 감안해 ‘MZ세대 겨냥 콜라보 마케팅’으로 이들을 확실히 끌어안겠다는 구상이다.

▲농심 칼빔면 (사진제공=농심)
▲농심 칼빔면 (사진제공=농심)

그동안 농심은 여름철마다 비빔면 시장 판도를 뒤집기 위해 면 형태나 소재를 바꿔가면서 신제품을 줄줄이 내놓았지만 대부분 단종 수순을 밟았다. 지난해 출시한 칼빔면도 그랬다. 칼빔면은 국내 최초로 칼국수 면발을 적용해 화제를 모았다. 출시 직후 한정판 세트 5000개가 6시간 만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였으나 두꺼운 면발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자 올해 초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단종 제품 리스트에 도토리쫄쫄면도 있다. 1993년 출시한 ‘도토리 비빔면’이 도토리쫄쫄면의 모태다. 이후 성적이 부진하자 2004년 단종됐고, 2019년 레트로 및 뉴트로 열풍이 불면서 ‘도토리쫄쫄면’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도토리를 넣은 면발로 마니아층에서 인기를 누렸으나, 역시 지난해 말 단종됐다.

◇농심 비빔면 잔혹사 ‘배홍동’이 끝낼까

농심은 올해 출격한 ‘배홍동’과 함께 스테디셀러 비빔면 ‘찰비빔면’이 비빔면 사업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2005년 출시 당시 찰비빔면은 트로트 슈퍼루키스타 장윤정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당시 대부분 비빔면이 새콤달콤했다면, 찰비빔면은 보다 매콤한 맛에 방점을 찍어 차별화를 이뤘다.

색다른 제품개발 시도도 있었다. 2015년 용기면으로 출시한 불고기비빔면과 피자비빔면은 퓨전비빔면을 표방한다. 한국의 대표음식 불고기와 이태리 대표피자를 각각 라면에 접목했다. 2016년에는 유럽풍 퓨전 비빔면 ‘드레싱누들’을 출시했고 이후 참치마요 비빔면(2017년), 드레싱누들 프렌치머스타드(2017년), 미역듬뿍 초장비빔면(2019년), 옥수수와 치즈 분말이 들어있는 치즈비빔면 ‘콘치즈면’(2019년)까지 농심의 도전은 계속돼왔다.

배홍동의 선전이 ‘신상 효과’에 그칠지 아닐지 여부는 비빔면 성수기인 7~8월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배홍동에 집중하는 차원에서 기존 비빔면 제품을 정리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라면서 “유재석을 모델로 앞세워 '비빔면 장인 배홍동 유씨' 부캐 마케팅을 진행하고 패션 브랜드와 콜라보 한정판 굿즈를 출시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뚜기 '고기리 들기름막국수' (사진제공=오뚜기)
▲오뚜기 '고기리 들기름막국수' (사진제공=오뚜기)

◇비빔면 경쟁사도 MZ세대 겨냥한 마케팅 ‘펄펄’

경쟁사들도 비빔면, 막국수 등 신제품을 앞다퉈 쏟아내면서 온라인 전용 제품을 출시하고 '부캐'를 내세우는 등 MZ세대 공략이 한창이다.

삼양식품은 후추의 매운맛을 담은 '불타는 후추볶음면'을 내놨다. 맵고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MZ세대를 염두에 두고 만드러진 '불타는 시리즈'의 네 번째 온라인 전용 브랜드다.

앞서 삼양식품은 삼양 브랜드로 최초로 출시한 '삼양비빔면'도 제품 패키징에 삼양식품 로고를 넣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해 젊은 층에 어필하고 있다.

풀무원의 '들기름, 춘천식 메밀막국수'는 3월 말 출시 후 30만 봉지가 팔렸다는데 제품을 구매한 35%가량이 2030세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출시하자마자 '품절 대란'을 일으킨 오뚜기의 '고기리 들기름막국수'는 경기도 용인의 유명 맛집과 협업한 RMR(레스토랑간편식) 제품으로, 처음부터 '라방'을 중심으로 판매해 흥행의 초석을 마련했다.

비빔면계의 절대강자 팔도는 일찌감치 MZ세대를 겨냥해 '괄도네넴띤', 'BB크림면', 팔도비빔장 소스를 연이어 출시하며 모디슈머와 꾸준히 소통해왔다. 최근에는 '팔도 비빔장 초장'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공식 인스타그램에 이를 활용한 '떡볶이 레시피', '제철 레시피', '육회 비빔면' 등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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