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7전8기' 뚝심 보일까

입력 2009-01-05 09:43 수정 2009-01-05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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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부인에서 여성 경영인으로 숱한 난관 헤쳐 나와

- 대북사업 정상화ㆍ현대건설 품에 안을까

- 경영권 안정과 그룹 지속성장에 동분서주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재계에서 '재벌가 부인'에서 '여성 경영인'으로 탈바꿈한 대표 케이스다. 현 회장은 올해로 2003년 8월 남편 고 정몽헌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바톤을 이어받은 이후 취임 6년째를 맞는다.

숱한 시련 때마다 현 회장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뚝심을 발휘했고 그룹을 성장시키는 저력도 보여 왔다.

올해 현 회장 행보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파행을 겪는 대북사업의 정상화 여부와 함께 숙원사업이자 범 현대가와 일전이 예상되는 현대건설 M&A전 승리여부다.

또한 신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러시아와 인더스트리얼 인베스트서트 그룹과 협력을 통한 북방사업 본격화, 포승지구 개발사업, 현대자산운용 출범에 따른 현대증권의 금융증권부문 강화와 함께 최근 사옥을 마련한 이후 종로구 연지동 시대 개막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시련때마다 뚝심으로 극복

현 회장의 그간 여정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현 회장은 범 현대가와 두 차례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시숙의 난'으로 불리는 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에 이어 '시동생의 난'으로 일컬어지는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그룹과의 분쟁이 그것이다.

매출은 그룹 전체에서 5%에 못미치지만 선대 고 정주영 회장의 철학을 담고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으로부터 이어지며 현 회장의 현대가 정통성 주장의 핵심 축인 '대북사업'도 순탄치 않았다.

대북사업과 관련 그룹의 핵심 가신인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용퇴에 따라 한동안 북한과 대북사업 부분에서 갈등을 겪어야 했다.

전 정부에 비해 '대북강경정책'을 표방하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 이후 남북관계 경색국면 속에 지난해 7월에는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이 발발했다.

이로 인해 금강산과 개성 사업이 중단되는 등 대북사업의 최대 위기는 올해를 관통하고 있다. 현대아산과 협력업체는 최근 긴급 재정 지원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통일부에 제출한 상태다.

◆ 총수 일가의 취약한 지분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총수가 있는 자산 5조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중 삼성과 SK그룹에 이어 총수일가 지분율이 세번째로 낮다.

현정은 회장 단독 지분은 1.29%이며 회장일가의 전체지분도 2.04%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2월 29일 현재 현정은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3.9%, 현대증권 0.08%, 현대택배 12.6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 회장은 미미하지만 현대상선 1.51%, 현대증권 0.08%, 현대아산 0.01%도 보유중이다. 비상장사 현대유엔아이는 현 회장이 지분 68%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현 회장 개인회사다.

이 밖에 총수일가에선 현 회장 어머니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9.8%와 현대증권 0.02%를 확보하고 있다.

◆ 현대택배 경영권 안정의 핵으로 급부상

이러한 지분 탓인지 현 회장의 경영권에 대해 아직도 불안정하다는 시각이 없지 않다.

현 회장은 그룹 지배강화에 절치부심해 왔고 현대그룹도 현 회장의 경영권이 안정선상에 있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해 왔다.

최근 들어 현대그룹 내부 움직임을 보면 현정은 회장이 12.61%의 지분을 확보해 개인 최대주주로 있는 비상장사인 현대택배가 경영권 안정의 핵으로 급부상중이다.

현대그룹은 지주회사 전환시 현대엘리베이터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현대택배는 지난 9월 현 회장의 모친이자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였던 김문희 이사장의 지분 4.14%를 사들여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6.41%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떠올랐다.

지난해 12월 현대택배는 163억원을 투자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의 32만주를 취득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해 현대택배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모두 20.9%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같은 시점 현대상선의 현대택배 힘 실어주기도 주목할 만하다. 현대상선은 대북사업 악화로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아산의 지분 13.77%(현대택배 보유)를 사들인다고 지난달 공시했다.

현대그룹 주력기업인 현대상선이 현 회장의 최대주주인 현대택배 보유 현대아산의 지분을 인수해 현대택배를 대북사업 악재로부터 보호하는 동시에 현대택배는 자금 확보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입한다는 시나리오인 셈이다.

이에따라 최근 현대그룹내 움직임은 현 회장→현대택배→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택배로 이어지는 출자구조를 통해 경영권 안정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현대건설 놓고 범현대가와 일전 예고

현대그룹의 ‘현정은 호’가 헤쳐 나가야 할 과제는 대북 사업 정상화 외에도 숙원 사업인 현대건설 M&A전이 본격화 될 시 범 현대가와 경영권 분쟁이 예고된다는 점이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현대중공업 15.3%, 현대삼호중공업 6.84% 등 현대상선 지분 보통주 기준으로만 22.14%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KCC등 범현대가와 합세해 현대상선 지분 보통주 기준 7.22%를 보유한 현대건설을 인수하면 현대그룹 경영권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관측은 사그러들지 않는다.

현 회장이 앞으로 예상되는 시련을 어떠한 묘책으로 극복해 나갈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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