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로] 주민의 마음을 읽는 데이터 기반 행정

입력 2021-05-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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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록 광주전남연구원 융복합산업연구실장

공공데이터 개방 및 활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예전에는 주로 관광, 교통, 민원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데이터 분석 시범사업이 이루어졌다. 요즘은 분석 경험이 쌓이면서 복지, 재난, 안전 등 다양한 정책 영역에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 사용량 측정을 통한 독거노인 안전서비스, 드론 활용 지능형 산불 조기 감지 체계 구축, 응급환자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119구급차 운영 최적화 등이다. 점차 민간 데이터와의 결합을 통해 보다 정교한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데이터 3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일컫는 말이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개인정보의 판단 기준 명확화, 가명정보의 개념 도입 및 데이터 간 결합 근거 마련, 개인정보 처리자의 책임 강화,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률의 유사 중복 규정 정비 및 추진 체계 효율화 등이다. 특히 추가 정보 결합 없이는 개인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안전하게 처리된 가명정보라는 개념의 도입으로 새로운 서비스 개발 및 혁신적인 사업 기회 모색이 가능해졌다.

이어 6월에는 객관적, 과학적 행정을 바탕으로 공공기관의 책임성, 대응성, 신뢰성 제고 및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데이터 기반 행정 활성화에 관한 법률(약칭 데이터기반행정법)이 제정되었다. 데이터 기반 행정은 공공기관이 생성하거나 다른 공공기관 및 법인·단체 등으로부터 취득하여 관리하고 있는 데이터를 수집·저장·가공·분석·표현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책 수립 및 의사결정에 활용함으로써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수행하는 행정을 의미한다.

데이터기반행정법은 위원회 구성, 기본계획 수립, 데이터 등록 및 제공 절차 명시, 책임관 임명, 데이터분석센터 설치 및 운영, 데이터 관련 전문인력 양성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미 부산광역시, 인천광역시, 충청남도는 관련 조례를 제정하거나 일부 개정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의 정보를 일괄 수집·조회하는 서비스를 바탕으로 부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마이데이터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공공 데이터의 상당 부분은 지역 주민들로부터 나온 것이며, 이런 데이터를 주민들이 쉽게 활용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데이터 주권 확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마이금융데이터, 마이제조데이터, 마이의료데이터와 같이 핀테크, 스마트공장, 디지털헬스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데이터 활용이 활성화되고 있다.

정부는 변화하는 행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각 기관의 데이터 기반 행정을 담당할 데이터 직류를 신설했다. 이러한 데이터 관련 제도 도입과 변화를 맞아 지방정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의사결정 과정을 과학화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단지 시스템 구축만 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공무원의 데이터 활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데이터를 중심으로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며, 데이터 업무를 총괄하는 조직도 필요하다.

데이터 기반 행정은 객관적 행정, 과학적 행정, 합리적 행정, 선제적 행정으로 이를 통해 스마트 행정을 구현할 수 있다. 객관적 행정은 직관이나 경험에서 비롯되는 오류를 줄여 신뢰성 확보를, 과학적 행정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증거를 기반으로 정책 수립을, 합리적 행정은 데이터 중심의 정책 의사결정 구조 확립과 소통 강화를, 선제적 행정은 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한 예측과 전망을 통해 사전 대응 역량 제고를 추구한다.

데이터 기반 행정을 추진하는 최종 목표는 정책 생산성 향상, 맞춤형 공공 서비스 혁신, 선제적 사회현안 해결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장의 의지, 전담조직 운영, 기본계획 수립, 전문가 자문기구 구성, 교육 활성화, 부서 실무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다. 아직 데이터 기반 행정을 추진하고 있지 않은 지자체도 수년 안에 이러한 흐름에 합류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것은 주민의 마음을 읽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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