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소비자물가 2.3%↑ 3년 8개월 만에 최고…농축산물·석유류↑

입력 2021-05-04 09:28

작황부진·AI·국제유가 상승 영향…정부 "인플레이션 우려 물가 안정 방안 추진"

▲소비자물가지수 등락률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소비자물가지수 등락률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농산물과 석유류·공업제품 가격 상승으로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작황 부진과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2015년=100)로 1년 전보다 2.3% 올랐다. 2017년 8월 2.5%가 오른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8년 11월 2.0%가 오른 뒤 최근까지 줄곧 0∼1%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0.3%로 마이너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후 올해 들어 농산물 가격 상승, 국제유가 오름세로 2월 1.1%, 3월 1.5% 등 상승세를 보였다.

농산물·석유류 물가 상승 이끌어

상품 가격은 한 해 전보다 3.7% 올랐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장마와 폭우, 한파 등에 따른 작황 부진, AI 확산 등으로 13.1% 상승했다. 농산물은 17.9%, 축산물은 11.3%, 수산물은 0.6% 상승률을 나타냈다.

농산물 물가는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파는 270%, 사과 51.5%, 고춧가루 35.3%, 쌀 13.2%의 상승세를 보였다. 축산물은 AI 파동으로 달걀이 36.9%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 여파에 공업제품 물가는 2.3% 올랐다. 석유류가 13.4% 오르며, 2017년 3월 14.4%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졌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반면 전기·수도·가스는 4.9% 하락했다.

서비스는 한 해 전보다 1.3%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2.2% 올랐고 공공서비스는 무상교육 등 정책 영향으로 1.0% 하락했다. 개인서비스 가운데 외식 물가는 1.9% 급등했다.

집세는 1년 전과 비교해 1.2% 올랐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1.6%, 0.7%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월세는 2014년 10월 0.7%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의 상승률이 8.1%에 이르렀고 교통(6.4%), 음식·숙박(1.8%), 기타 상품·서비스(2.6%) 등도 올랐다.

반면 통신(-1.8%), 교육(-1.1%) 물가는 낮아졌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4%,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1.1%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한 해 전보다 2.8% 올랐고 신선식품지수는 14.6% 뛰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인플레이션 우려 차단…물가 안정 방안 시행"

정부는 2분기 물가상승률이 2%를 넘을 것으로 보고 인플레이션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물가 안정 방안 시행에 나선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올해 2분기는 공급측 요인에 기저효과가 더해지면서 물가상승률이 일시적으로 2%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확산하지 않도록 물가 안정 대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차관은 "국제유가 급등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컨틴전시 플랜'을 통해 수급 대책 등 만일의 상황에도 대비하겠다"며 "관계기관 및 업계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가공식품 가격의 과도한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인상시기 분산 등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농산물은 5월 중 달걀 추가 수입을 추진하고, 대파와 양파 등은 조기 출하를 독려해 가격을 안정시킬 계획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조달청이 비축하고 있는 구리와 알루미늄, 주석 등은 할인해 방출키로 했다.

이 차관은 "2분기의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 과도한 인플레이션 기대로 확산되지 않도록 물가 안정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겠다"며 "인플레이션 우려, 시장변동성 확대 등 경기 회복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위험요인들이 과도하게 해석돼 경제회복 심리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필요시 적기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물가가 올랐지만 수요압력이 없는 일시적인 현상이고,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올랐고 석유류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워낙 낮았다"며 "수요요인이라기 보다는 일시적요인과 공급요인이 컸고, 근원물가도 아직 높은 수준은 아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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