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동산 이중 플레이' 마지막까지 능숙하게

입력 2021-04-27 0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오세훈 효과'가 거세다. 주춤하던 집값 상승률이 오세훈 서울시장이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후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루에도 수천만 원, 수억 원씩 오르는 재건축 아파트값 얘기는 이젠 예삿일이 됐다. 재개발ㆍ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했던 오 시장 승리에 따른 기대감이다.

오 시장 본인도 오세훈 효과를 경계하고 있다. 목동과 상계동 등을 집어 취임 일주일 안에 안전진단 절차를 밟겠다던 후보 시절 호기는 사라졌다. 되레 주요 재건축 단지들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도 지금보다 사고팔기 어렵게 하자고 정부에 먼저 제안했다.

오 시장이 호기를 버리고 신중해진 건 바람직한 일이다. 10년 야인이 하는 말과 인구 1000만 대도시를 이끄는 수장이 하는 말이 같을 수 없다. 이제 그는 말 한마디로 서울 집값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됐다. 지금처럼 오세훈 효과가 힘을 낼 때일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

규제 완화를 공약한 시장(市長)이 오히려 거래를 묶어놔도 부동산 시장(市場)은 아직 우호적이다. 외려 재건축에 속도를 내려는 정지(整地) 작업으로 본다. 투기성 자금을 차단해야 이후 정말 없애야 할 규제를 없앨 때 잡음을 줄일 수 있어서다. 온갖 규제에 익숙해지다 보니 재건축 성사를 위해선 토지거래허가제 정도는 감내할 수 있게 됐다.

공인(公人)이 약속을 지키는 데는 적기(適期)가 있다. 부동산처럼 민감한 문제일수록 그렇다. 섣부르게 추진했다간 약속을 지킬 순 있어도 온 시장을 들쑤실 수 있다. 서울시장에게 약속 그 자체보다 중요한 건 시민이 안전하고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집을 늘리는 일이다. 투기 방지 대책을 내놓으면서도 정부에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건의하는 오 시장의 '이중 플레이'가 다행스런 이유다.

내년이면 오 시장은 다시 선거를 치러야 한다. 혹 1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놔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지 않았으면 한다. 투기 유입 없이 주택 공급 기반만 닦았어도 큰 성과다. 오 시장이 '마지막까지 능숙하게' 이중 플레이를 하길 바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美 USTR, 한국 등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 착수
  • 집 짓기 편하라고 봐준 소음 탓에 혈세 ‘콸콸’ [공급 속도에 밀린 삶의 질②]
  • ‘주주환원’ 명분에 갇힌 기업 경영…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부를 ‘성장통’[주주에겐 축포, 기업엔 숙제③]
  • 장전·장후가 흔든 코스피 본장…넥스트레이드가 키운 변동성 [NXT발 혁신과 혼돈 ①]
  • 이성욱 알지노믹스 대표 “릴리가 인정한 기술력…추가 협력 기대”[상장 새내기 바이오⑥]
  • 수면 건강 ‘빨간불’…한국인, 잠 못들고 잘 깬다 [잘 자야 잘산다①]
  • “옷가게·부동산 지고 학원·병원 떴다”… 확 바뀐 서울 골목상권 [서울상권 3년 지형도 ①]
  • 중동 위기에 한국도 비축유 푼다…2246만 배럴 방출, 걸프전 이후 최대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1,932,000
    • +0.23%
    • 이더리움
    • 2,977,000
    • +0.98%
    • 비트코인 캐시
    • 665,500
    • +1.45%
    • 리플
    • 2,010
    • -0.2%
    • 솔라나
    • 124,800
    • -0.48%
    • 에이다
    • 380
    • +0.53%
    • 트론
    • 425
    • +1.43%
    • 스텔라루멘
    • 230
    • +0.44%
    • 비트코인에스브이
    • 21,600
    • -7.18%
    • 체인링크
    • 13,030
    • +0.15%
    • 샌드박스
    • 119
    • +0.8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