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는 세계적 흐름…규제 완화해 국민 편의성 높여야"

입력 2021-04-2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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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벤처기업협회, '원격의료 글로벌 동향 및 한국의 대응방향' 세미나

(출처=전경련)
(출처=전경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면서 원격의료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벤처기업협회와 20일 오전 전경련 회관에서 '원격의료 글로벌 동향 및 한국의 대응방향' 세미나를 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인사말에서 “국민들의 원격의료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어느 때보다 큰 만큼 도입에 따른 부작용 방지방안을 전제로 관련 규제 완화를 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전경련이 지난해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원격의료 도입에 대한 국민의 긍정 의견은 62.1%로 부정의견 18.1%보다 3배 이상 높았다.

권 부회장은 “원격의료 확산은 전 세계적 추세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원격의료를 허용하자는 논의조차 거의 없다”라며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정부 안과 의원 안이 각각 발의됐지만, 회기만료로 폐기됐고 21대 국회 들어서는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조차 되지 않고 있어서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정부와 원격의료 서비스 계약을 맺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한국기업이 국내에서는 사업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해외로 진출할 수밖에 없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주완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은 “혁신성장의 성패는 사실상 규제개혁을 통한 시장 친화적 기업환경 조성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며 "현재 의료법은 원격진료를 허용하고 있지 않아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고, 관련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어 ‘K-의료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감염병 대응 차원에서 한시적 허용을 통해 그 안정성과 필요성이 검증됐다면 원격의료의 시대적 흐름에 맞게 이제는 전격적인 허용을 늦출 수 없을 때”라고 강조했다.

최근 여러 지표에서 드러나듯 벤처 열풍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신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수다.

벤처기업협회에서는 올해 중점 추진과제로 '원격의료 규제 완화'를 꼽았다. 이번 세미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세미나와 토론회를 통한 원격의료 붐 조성과 함께 원격의료 분야의 기업부담을 키우는 규제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도 하반기 진행할 예정이다.

백남종 서울대 의대 교수는 '원격의료 국내도입 논의 동향 및 과제' 주제발표에서 “원격 의료는 소비자인 환자의 편의성 및 미래 의학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제도”라며 “공급자인 의사로서는 원격의료도 진료인데 의료사고의 법적 리스크가 있고 시간이 더 걸리는데도 수익성은 별로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리화 및 의료서비스 질 저하에 대한 우려의 해소, 개인정보 보호, 합리적 보험수가 등은 고려해야 할 과제”라며 “1차 의료기관이 소외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해소하고, 현 의료시스템 내에서 적용이 가능한 부분부터 서서히 확대해 가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원격의료 도입에는 사회적 합의, 정부의 지원, 법․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며 “특히, 법․제도적 측면에서 가이드라인과 의무사항을 만들고 합리적 보험수가와 지불제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아름 인하대병원 국제진료센터장은 '원격의료 글로벌 추진 동향 및 시사점'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글로벌 원격의료 시장은 2018년 343억 달러에서 2026년 1857억 달러로 크게 성장할 전망"이라며 "북미, 유럽, 아시아태평양, 라틴아메리카, 중동ㆍ아프리카 순으로 시장 규모가 크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미국은 원격의료동등법(Telehealth Parity Law)으로 민간보험 영역에서 질병에 대한 ‘원격의료’와 ‘외래진료’에 같은 보험수가를 적용하도록 유도했다”며 “코로나가 유행한 이후에는 메디케어에서도 제한을 더 완화하여 화상 진료는 초진도 가능할 뿐 아니라 이메일이나 문자로 하는 의료상담에도 수가를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원격의료가 외래진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코로나 발생 이전에 0.1%에서 지난해 4월에는 14%까지 증가했다.

김 센터장은 “아태지역 중국, 싱가포르, 호주는 원격의료 도입 초기부터 영리기업이 플랫폼 개발을 주도했고 코로나 팬데믹 전후로 정부지원이 두드러졌다”라며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세 나라는 공통으로 원격의료를 적극적으로 도입했지만, 한국은 도입에 보수적이었다”고 말했다.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는 원격의료 사례발표에서 “찬반 논쟁에서 벗어나 원격의료 제도화를 통해 국민건강보험 재정의 효율화와 의료전달체계의 정상화 방안을 모색할 때”라며 “원격의료에 사용되는 서비스와 제품에 대한 적절한 인허가 제도 등의 도입을 통해 의료인과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구축하고, 의료인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호영 네오펙트 대표는 “스마트 글러브 등 원격재활용 제품 7종을 개발하여 미국을 포함해 4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며 “작년 코로나19로 한시적으로 허용된 원격의료서비스가 이제는 기술적 안정성과 편리성 검증을 통해 전면 허용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재활서비스 시장은 거대한 시장 규모에 비해 산업의 성숙도가 낮고 아날로그 기기를 활용한 노동집약적 치료형태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며 "디지털 기술접목을 통한 시장혁신 기회가 아직 존재하는 만큼 더 늦기 전에 국내 벤처기업이 세계시장에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는 의료법 및 의료 데이터정보에 대한 규제 완화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반 대표는 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수준의 뇌졸중 재활훈련을 가정에서도 받을 수 있는 ‘홈 재활 솔루션’을 소개하며 “원격의료의 편리성과 경제성을 통해 고령화 시대와 보험수가 부담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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