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vs 한은, 전자금융거래 ‘감독권 싸움’ 국회서 풀릴까

입력 2021-03-22 17:41

전금법 개정안 상정

금융위, 빅테크 관리 권한 가져
한은서 ‘개인정보 침해’로 반발
노조까지 가세 이달 처리 힘들듯

▲은성수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은성수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의 밥그릇 싸움으로 번졌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전금법)’에 대한 논의가 국회에서 시작된다. 핵심 쟁점인 빅테크 거래 외부청산 의무화를 두고 ‘빅브라더’ 논쟁을 벌여온 두 기관의 갈등이 풀릴지 관심이 쏠린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2일 법안심사제 1소위원회 전금법 개정안 상정했다. 국회에서 첫 논의다. 전금법 개정은안은 임시국회 정무위 법안심사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금융위와 개인정보 침해 우려를 내세워 반대하는 한은이 치열한 장외 신경전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지급지시전달업(마이페이먼트·My Payment), 종합지급결제사업자 등 신규 라이선스 도입과 진입규제 합리화를 포함한 전자금융업 규율체계 개편, 대금결제업자에 대한 후불결제업무(소액) 허용과 같은 디지털 금융산업 정비·육성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위와 한은이 갈등이 대립했던 주요 쟁점은 빅테크 거래 외부청산 의무화 부분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금융위가 핀테크·빅테크(대형IT기업)에 대한 관리를 위해 전자지급거래 청산업을 신설하고 금융위가 전자지급거래청산기관인 금융결제원에 대한 감독 권한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런 규정이 한은의 지급결제 관리 영역을 침해하고, 지급결제시스템을 소비자 감시에 동원하는 ‘빅브라더(국가의 비합법적인 감시체계)’ 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금융위는 디지털 금융거래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전자지급거래청산업을 도입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두 기관의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청산이란 금융소비자들이 금융기관 등을 이용해 주고받은 돈의 총액을 계산해 기관 사이에 차액만 결제하도록 간소화하는 것이다. 현행법은 은행과는 달리 빅테크를 통한 거래는 외부 기관(금융결제원)을 통한 청산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금융위는 빅테크의 플랫폼 지배력이 빠르게 커지면서 이용자 예탁금 규모가 증가하고 있어 추후 발생할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는 주장이다. 반면, 한은은 중앙은행 고유 기능인 지급결제제도 운영·관리 업무를 금융위가 광범위하게 통제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연합뉴스)
▲이주열 한은 총재 (연합뉴스)

한은의 반발이 거세지자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의 입장을 반영해 금결원의 청산기관 허가절차를 면제하고 한은 관련 업무는 금유위 감독, 검사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개정안 부칙에 넣었다.

하지만, 워낙 법안을 둘러싸고 입장 차가 큰 만큼 이른 시일 내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여기에 최근 금융노조까지 합세해 금융위 권한 강화에 반대하면서 이해관계자들 의견 엇갈리고 있어 3월 임시국회 내 처리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전금법에 대한 국회 논의는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에는 금융원, 시민단체, 노조가 참여하는 토론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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