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서 고개 숙인 CEO들…최정우 “무재해 사업장 만들겠다”

입력 2021-02-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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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 회장ㆍ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집중 질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등 9개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국회에서 열린 산업재해 청문회에 출석해 사망 사고 발생해 대해 고개를 숙였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출석한 최정우 회장은 “최근 연이은 사고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린 데 대단히 죄송하고 이 자리에서 유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라며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최 회장은 “회사에서는 안전 최우선을 목표로 여러 가지 시설 투자 등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많이 부족한 것 같다”라며 “무재해 사업장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앞서 ‘허리 지병’을 이유로 청문회 불출석 의사를 밝혔으나 환노위가 불허하면서 다시 출석하겠다고 뜻을 바꾼 바 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요추 염좌 진단서는 주로 보험 사기꾼이 내는 것”이라며 “포스코 대표이사가 낼 만한 진단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리 아픈 것도 불편한데 롤러에 압착돼 죽으면 얼마나 고통스럽겠냐”고 되물었다.

여야 의원들은 ‘위험의 외주화’에 대해 입을 모아 비판했다. 윤미향 민주당 의원은 “2018년부터 지금까지 포스코 포항 및 광양제철소에서 20명이 사망했는데 이중 하청노동자가 14명, 이주노동자가 1명이었다”라면서 “유독 하청노동자의 사고가 높았다”고 말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협력사 안전관리비가 인색해 하청노동자만 사망하는 것이 아니냐”며 포스코에 근무하는 1만6000명가량의 협력사 직원의 안전관리비 260억 원은 적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의 지적에 최 회장은 “협력사 안전사고가 많은 건 노후화된 설비가 많은 현장에 들어가 작업하는데 저희가 면밀히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포스코 현장은 위험 여부에 따라 외주화를 결정하지 않는다”며 “생산과 직결되는 설비와 쇳물이나 가스 등을 다루는 위험한 일은 포스코 직영으로 운영하고, 나머지 생산 부대 작업은 협력사에 맡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앞으로 3년간 오래된 노후 시설에 대한 추가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협력사 직원 안전의식 교육도 강화해 협력사를 비롯해 전체를 무재해 사업장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청문회에 참석한 다른 CEO들도 사과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는 “산재 사고로 고인이 되신 분들의 영령에 매우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소속 직원의 사망사고와 잇따른 산업재해 불인정 논란을 지적받은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는 “고인이 된 장덕준 씨와 유족에 대해 진심 어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무현 GS건설 대표,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 등 건설 3사 대표들은 다수의 사망 및 부상 사고로 인한 건설업계를 향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우 대표는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건설사들도 안전에 대한 스탠스가 바뀌고 있어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 증인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엔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 우무현 GS건설 대표, 최 회장,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부문 대표,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가 참석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 증인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엔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 우무현 GS건설 대표, 최 회장,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부문 대표,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가 참석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한편, 이날 한 대표는 산재 사고의 원인으로 직원의 ‘불안전 행동’을 꼽아 의원들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한 대표는 “사고가 일어나는 유형을 보니 작업자의 행동에 의해서 잘 일어났다”며 “표준 작업에 의한 작업을 유도하고 있지만 아직 불안전한 행동을 하는 작업자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불안전 행동으로 추락했더라도 방지망이 있었으면 안 돌아가셨을 것”이라며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만을 원인으로 보는 것은 정말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수진 의원도 “작업자들이 행동을 잘못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서 피해 가지 못할 것”이라며 “제대로 된 현장진단을 다시 한번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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