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의장 재산 절반 기부, 카카오 지배구조 문제 없나

입력 2021-02-08 18:23 수정 2021-02-0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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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통 큰 결단이 화제로 떠오르자, 시장의 관심은 카카오그룹의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과 자녀 승계로 옮아간다. 재산의 절반 ‘이상’이라고 못 박은 점에서 당장 지배구조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일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대체로 그룹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기부가 꾸준하게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 의장은 현재 카카오 지분 13.74%를 가진 최대주주다. 또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11.21%를 우회 보유하고 있어 보유 지분은 총 24.95%, 2210만여 주가 된다.

김 의장이 밝힌 재산의 ‘절반’을 기준으로 하면, 당장 그룹을 지배하는 카카오 지분이 반토막 날 것으로도 보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기부 방안은 없다. 또 만약 당장 지분 절반을 기부한다고 해도 그룹을 지배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카카오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 8.6%, 텐센트 자회사(MAXIMO PTE. LTD.) 6.4%로 김 의장 지분에 못 미친다. 위협은 될 수 있더라도 카카오가 방어 가능한 수준이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에서 기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그룹 지배구조를 흔들지 않는 선에서 나눠 기부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측 역시 “지분은 줄어들 수 있겠지만 기부를 한번에 다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고, 어느 정도 큰 방향으로 봤을 때 단계적으로 기부해 경영권 이슈나 지배구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의 기부로 최근 불거진 자녀 승계 의혹을 잠재울지도 관심이 쏠린다.

김 의장은 이번 기부 발표에 앞서 지난달 카카오 주식 33만 주를 아내 형미선 씨와 두 자녀 상빈·예빈 씨에게 각각 6만 주씩 증여했다. 262억 원 상당의 주식이다. 당시 증여로 김 의장의 지분율은 14.20%(1250만631주)에서 13.74%(1217만631주)로 줄었고, 주식을 증여받은 부인과 자녀들은 각각 0.07%의 지분을 갖게 됐다.

또 수일 뒤에는 두 자녀가 케이큐브홀딩스에 재직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녀 승계 문제가 불거졌다. 이 회사는 김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로, 김 의장의 남동생 김화영 씨가 대표로 있다. 직원은 6~7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케이큐브홀딩스가 카카오 지분 11.21%로 2대주주로 있어 승계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들이 제기되기도 했다. 카카오는 승계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다. 아울러 이번 기부 역시도 자녀 승계와는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김 의장의 기부 결정을 두고 업계에서는 대단하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단한 결정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절반을 기부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며 “아무리 재산이 많다고 하더라도 베푸는 마음이 좀 남다른 사람 같아 멋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녀 승계 관련 보도들이 나오기 전에 기부한다고 했으면 더 깔끔했을 거 같다”며 “한편으로는 아쉽지만, 기부 금액은 진정성이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개인 돈이 아니라 회삿돈으로 기부하며 광고하는 누구와 달리, (김 의장은) 항상 개인 돈으로 한다”며 “미국의 IT 기업 창업자 같은 기부와 은퇴 후 사회 개혁 운동을 하는 사람이 이제 한국에서도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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