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시대]①3000시대 미증유의 길을 간다

입력 2021-01-06 09:06 수정 2021-01-0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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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인 코스피가 꿈의 숫자 ‘3000’시대를 열었다. 6일 오전 9시00분 현재 코스피는 장 중 전일 대비 11.69포인트(0.39%) 상승한 3002.26로 거래됐다.

1980년 1월 코스피 종목의 시가총액 총합의 30배에 도달했다는 의미로, 30년 만에 이룩한 쾌거다.

코스피는 1980년 1월 4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을 100으로 놓고 성장을 나타내는 지표로, 3000에 도달하면 기준일보다 30배 증가한 것을 의미한다.

코스피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 최저인 1457.64까지 밀렸지만, 빠르게 회복해 이달 4일 2900을 넘어 3000을 돌파했다. 명실공히 박스권을 완벽히 탈출한 셈이다.

◇박스피 오명 벗었다 = 코스피의 상승은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 쇼핑’과 개인 투자자들의 급격한 유입에서 비롯됐다.

외국인들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윤곽을 드러내던 지난해 11월 5일부터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주식을 무섭게 사들였다. 외국인들이 미국 대선 이후 순매수한 금액은 총 3조660억 원어치다. 같은 기간 개인도 3조5485억 원어치 사들였고, 기관만 6조5537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 이후 달러화 약세를 기록한 반면 신흥국 통화는 강세를 기록했고 신흥국 가산금리와 시카고 변동성 지수(VIX)가 크게 하락하며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됐다”고 진단했다.

코스피는 그동안 박스권이 굳어졌다는 뜻의 ‘박스피(박스권 코스피)’란 오명을 벗지 못했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2010년 2200대까지 회복됐지만, 2017년까지 무려 7년이나 1700에서 2200까지 500포인트 범주의 박스권을 형성했다. 박스피는 이때 얻은 자조 섞인 별명이다.

미국 증시가 고속 성장할 때도 코스피는 지지부진하면서, 2018년 1월 29일 2598.19포인트(종가 기준)의 벽에 부딪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2600이 박스피 상단으로 인식되며 2년 10개월 동안 깨지지 않지 않았다.

미국 증시가 승승장구하는 것과 달리, 코스피의 부진에 대해 미래지향 산업의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배한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코스피는 과거의 전고점을 못 벗어났었지만 미국 증시는 10년째 우상향이었던 이유는 미국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하는 대형 기술주 영향 때문”이라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의 주가와 이익은 10여 년간 경기 흐름과 무관히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코스피는 경기에 영향을 받는 종목들이 시가 총액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천피’ 시대 열린다(열었다) = 증시의 새 역사의 시작과 함께 국내ㆍ외 금융투자사들의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올해 최고 3300까지의 상승할 것이란 전망까지 등장했다.

증권사 13곳이 연간 전망 보고서에서 제시한 2021년 코스피 목표 예상 범위 상단은 최저 2630에서부터 최고 3300 사이에 포진한다.

삼성증권은 4일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2개월 전의 2100~2850에서 2700∼3300으로 상향했다.

삼성증권은 전망치 조정의 이유로 △기업실적의 순환적 회복 △글로벌 리플레이션 트레이딩(장기 채권을 팔고 주식을 매수하는 거래) 기류 강화 △외국인과 개인의 수급 선순환 구도 정착 등을 수정 이유로 들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 상향조정이 줄을 잇고 있다”며 “시장은 2020년 180조 원대 안착에 이어 2022년엔 역사상 최고치이자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정점이었던 2018년(197조4000억 원)을 넘어선 218조 원 달성 (전망을) 빠르게 선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흥국증권은 3000을 제시했다. 흥국증권은 “세계 경제 성장률 상향과 조 바이든 당선인 효과를 고려해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은 3% 중후반 수준이 유력하다”며 “코스피 기업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38%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JP모건은 올해 코스피의 목표치를 3200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은 “신흥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한국 증시의 상승 여력이 특히 높다”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시중 유동성이 주식 시장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위험 요인 산재” 신중론도 = 코스피 상승 부담 요인이 산재해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증권사들의 코스피 예상 범위 하단이 낮게는 2000 초반에 형성된 것은 이런 점을 방증한다.

우선 지나치게 편중된 산업 비중은 약점이다.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서 기업 실적개선이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 쏠려 있어 외부 변수로 인해 업황이 흔들릴 경우 증시 자체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이달 4일 기준)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 수치는 2019년 1월 33.45%에서 같은 해 12월 39.34%로 늘어났다. 지난해 8월 44.78%보다도 상위 종목 의존도가 높아졌다.

상위 10개 종목의 업종은 반도체와 화학, IT, 자동차, 바이오 등에 편중돼 있다. 이들 기업에서 파생된 기업이 대부분인 것을 감안하면 업종 집중도는 더 높아지게 된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 시장은 반도체를 비롯한 2차전지, 위탁생산(CMO),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상위권에 매겨져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 시대의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한미 고고도미사일(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도 코스피 3000 안착을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바이든 당선인은 북한 비핵화에 단호한 만큼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가능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약화할 수도 있다. 2006년 10월 9일 북한의 1차 핵실험 당시 코스피는 장중 3.58%까지 하락했다. 환율도 14.8원 급등했다. 2차 핵실험이 있던 2009년 5월 25일에도 코스피는 장중 6.31%까지 떨어진 바 있다.

중구 난방하던 미국의 중국 견제 전략이 정리되면 우리나라의 명확한 입장 정리에 따른 위험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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