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긴 '3기 신도시 토지보상'…과천ㆍ왕숙 줄줄이 연기

입력 2020-12-3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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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지구, 토지주와 LH 평가액 간극 커…보상은 내년 3월 이후로

서울ㆍ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 핵심인 3기 신도시의 토지 보상이 토지주들의 거센 반발로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연내 토지 보상에 착수하려던 정부의 3기 신도시 공급 일정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조속한 주택 공급’을 주문했지만 토지 보상 단계부터 막히면서 3기 신도시의 실입주 시기는 5년 후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29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 과천시 과천공공주택지구(과천신도시)에서는 최근 토지 보상을 위한 감정평가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토지주가 추천한 감정평가사의 평가 금액과 개발사업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추천 감정평가액이 10% 넘게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토지보상법과 감정평가법 규정상 감정평가금액이 10% 이상 차이나면 재감정을 해야 한다. 재감정을 하면 그만큼 보상 시기가 지연되기 때문에 LH는 토지주들과 금액을 조정하기 위한 협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정부는 당초 과천신도시의 토지 보상을 연내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토지주와 LH 간 감정평가 금액 차가 커 사실상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다.

현재 재감정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LH는 토지 보상 시기를 내년 3월로 잠정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감정이 진행될 경우에는 이보다 보상 시기가 더 늦어질 수 있다.

▲경기 과천시 과천공공주택지구(과천신도시) 조감도. (3기신도시 홈페이지)
▲경기 과천시 과천공공주택지구(과천신도시) 조감도. (3기신도시 홈페이지)

앞서 과천에서는 2015년 과천지식정보타운 공공주택지구가 토지 보상을 위한 감정평가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에도 소유자 추천과 시행사 추천 감정평가액이 10% 이상 차이나 재감정 위기에 직면했으나 막판 조율을 통해 가까스로 협상이 이뤄졌다.

신태수 전국개발정보지존 대표는 “토지주 추천 감정평가사는 토지주들에게 얼마 이상 받아주겠다는 공약을 하고, LH 추천 감정평가사는 LH에서 제시한 사전감정평가액 기준을 벗어난 평가금액을 내놓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이 때문에 감정평가금액은 토지주 기대치보다 낮고 LH 기준가보다 높은 수준으로 가는 게 일반적인 관행인데 3기 신도시의 경우 타협이 잘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지 보상에 막힌 3기신도시…토지주들은 법적 대응 예고
실제 공급까지 ‘하세월’… 업계선 “5년 후도 신도시 입주 장담 못해”

토지 보상이 지연되는 곳은 과천만이 아니다. 3기 신도시 중 규모가 가장 큰 남양주시 왕숙지구(왕숙신도시)는 토지주 반발과 감정평가 지연 등의 문제로 토지 보상 착수가 연내에서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다.

▲3기신도시 지구별 위치도 (3기신도시 홈페이지)
▲3기신도시 지구별 위치도 (3기신도시 홈페이지)

하남 교산신도시와 인천 계양신도시의 경우 보상금을 땅주인에게 개별 통보했지만, 정부가 제시한 액수에 만족하지 못한 토지주들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토지 보상을 시작하면 양도소득세를 나눠서 낼 수 있다는 카드를 앞세워 조속한 합의를 종용하고 있다. 하지만 토지주들은 보상금이 기대치보다 한참 낮아 보상 일정이 다소 늦춰지더라도 금액을 더 올려받겠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하남 교산신도시 토지주들에게 개별 통보된 보상액은 대로변에 있는 대지의 경우 3.3㎡당 1000만~1400만 원으로 수준이다. 전(밭)이나 답(논) 등은 3.3㎡당 170만~240만 원으로 평가됐다.

이 같은 금액에 불만을 품은 토지주들은 법무법인을 통해 구제 절차를 밟고 있다. 구제 절차는 수용재결과 의의재결, 행정소송의 3단계로 진행된다. 단계별로 최대 10%씩 올릴 수 있지만 실제로는 총 10% 내로 조정되는 게 일반적이다.

임채관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 의장은 “하남 교산과 인천 계양 등 3기 신도시 곳곳에서 토지 보상을 둘러싼 행정소송을 준비하겠다는 땅주인들이 많다”며 “이들은 보상을 받아 대출금을 갚고 양도세를 최고 42%까지 내면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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