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대차 정의선, 그룹 지배력 강화…현대오토에버 SW 자회사 2곳 흡수합병

입력 2020-12-1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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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에버ㆍ엠엔소프트ㆍ오트론 합병…정 회장이 오토에버 지분 9.7% 쥔 4대 주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을 앞두고 점진적인 그룹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현대오토에버가 소프트웨어 계열사 2곳을 흡수합병하는 한편, 이 통합법인이 현대모비스의 지배력 아래에 자리를 잡게 됐다. 정 회장의 그룹내 지배력이 커지는 동시에 현대모비스의 역량 강화도 기대된다.

11일 현대차그룹의 IT 서비스 계열사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엠엔소프트와 현대오트론을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엠엔소프트는 내비게이션 개발 및 정밀 지도 구축을 맡아왔다. 현대오트론은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전문 개발사다. 그룹내 소프트웨어 계열사 2곳이 IT 서비스 상장사인 현대오토에버에 모이는 셈이다.

오토에버 측은 “현대자동차그룹 내 분산된 소프트웨어 역량을 통합,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과 시장 경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글로벌 최고 경쟁력을 갖춘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으로 혁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흡수합병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에 이어 정의선 회장이 지분 9.75%를 쥔 4대 주주다.

◇모비스에 반도체 넘긴 오트론, 현대오토에버에 흡수

합병 법인은 내년 4월 출범한다. 각 사가 그동안 다져온 전문영역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함은 물론,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핵심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3사의 소프트웨어 인력만 약 4000여 명에 달한다.

합병을 앞두고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부문 사업은 현대모비스가 가져가기로 했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이사회를 통해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사업 부문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모비스는 1332억 원 규모의 반도체 사업 부문 개발 인력과 관련 자산 전체를 가져올 예정이다.

오트론은 반도체 부문을 현대모비스에 넘기고 소프트웨어 부문만 추려 현대오토에버에 흡수합병되는 셈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의 전문적인 설계, 개발, 검증 역량을 키워 미래차 전장 분야에서 차별화된 통합 제어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시스템 및 전력 반도체의 핵심 기술을 조기에 내재화해 역량을 고도화하고,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 분야로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간다는 전략도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기존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의 개발 역량을 강화한 후, 시스템 반도체와 전력 반도체, 고성능 반도체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그룹 지배회사의 정점으로서 모비스의 역할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자율주행, 전동화 등 미래차 분야로 갈수록 반도체의 성능이 제어기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이러한 환경에 맞는 반도체 수요도 늘어난다"며 "기존 역량에 반도체 개발 자체 역량까지 강화해 미래차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SW 3사 통합 법인 내년 4월 출범

현대오토에버를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3사 합병은 내년 2월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4월 1일까지 합병을 마무리한다.

합병비율은 상장사인 현대오토에버가 1, 현대엠엔소프트 0.96, 현대오트론 0.12로 각각 책정했다. 합병비율에 따라 현대오토에버가 신주를 발행하면 현대엠엔소프트와 현대오트론의 주식 1주당 현대오토에버 주식 0.96주와 0.12주를 각각 내주는 방식이다.

합병가액 산정은 각각의 상황에 맞춰 산정했다.

상장사인 현대오토에버는 시가로 평가했다. 비상장사인 현대엠엔소프트와 현대오트론은 외부 회계법인의 평가를 받아 합병가액을 결정했다.

이번 3사의 합병과 현대모비스의 반도체 사업 추가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현대모비스의 위상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4월 소프트웨어 3사의 합병 법인이 출범하면 사업 영역이 현대모비스의 지배 아래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자회사 합병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변속기 관련 부품 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 합병을 추진해 통합법인 ‘현대트랜시스’가 출범했다. 이처럼 자회사 합병은 단순하게 몸집을 부풀리는 데 머물지 않고 합병 시너지 확대를 위해 역량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전략이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 앞둔 정 회장 운신의 폭 확대

자동차 전자제어 분야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현대오트론과 차량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고정밀 지도, 위치기반서비스 (LBS) 등의 현대엠엔소프트가 합병을 통해 모비스로 일원화하면 현대모비스는 순수 핵심자동차 부품회사로 재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서 정의선 회장이 4대 주주로 이름을 올린 현대오토에버의 역할론이 커졌다.

시스템 통합 전문 기업인 현대오토에버 시가총액만 1조8000억 원에 달한다.

다른 계열사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지만, 정 회장 지분이 9.57%에 달해 현대글로비스와 함께 주목받아온 계열사다. 현대글로비스(23.29%)에 이어 정 회장의 지분이 두 번째로 높은 계열사이기도 하다.

나아가 이번 합병이 정의선 회장의 당위성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배구조개편 재추진 과정에서 주주,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자들을 설득시키기 위한 경영 효율성 확대 차원에서 이번 합병전략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번 합병을 계기로 현대차그룹의 지배 구조 개편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재계 관계자는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긍정적으로 판단할 만큼, 설득력이 컸던 지배구조 개편안을 추진했으나 주주의 반대로 무산됐다"라며 "현대차그룹 처지에서는 개편안을 서두를 이유가 없으니 시간을 두고 조직을 단순화하며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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