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국의 선택] 누가 되든지 간에…미국은 두 동강

입력 2020-11-0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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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진행 중 일부 시위ㆍ폭력 사태…전반적으로는 큰 사고 없이 마무리
결과 확정 늦어질수록 극성 지지자간 갈등 격화 우려
일부 트럼프·바이든 지지자 “폭력·시위 호소 불가피”
“더는 내 엄마 아냐” 정치관 차이에 가정마저 파탄

▲미국 대선일인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광장’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미국 대선일인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광장’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투표는 우려한 것과 달리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선거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항의 시위나 투표 방해, 폭력 및 소요 사태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다행히 큰 사건·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충돌의 불씨는 여전하다. 대선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데다 대선 전 극성 지지자들의 폭력 사태가 곳곳에서 벌어졌던 만큼 승패가 조기에 갈리지 않으면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미국 사회의 분열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러한 불안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4일 대선 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LA) 등 미국 내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시위가 벌어졌고, 이 중 일부 지역에서는 극성 지지자의 폭력 행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 근처 BLM(Black Lives Matter·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광장에서는 1000여 명이 모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곳은 우리의 거리”, “우리가 정의를 얻지 못하면 그들은 평화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외쳤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의 일원으로 보이는 한 흑인은 백악관으로 향하던 중 버스 정류장 지붕에 올라타는가 하면, 트럼프 지지자 복장을 한 여성에게 “거리를 떠나라”고 소리쳤다. 이후 급기야 그는 폭행까지 가했다. LA에서는 이날 약 100여 명의 시위대가 고속도로에서 행진을 시도했다가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저지됐다.

더 불안한 건 대선 승패가 혼돈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4일 새벽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서로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는 초유의 상황까지 발생했다. 개표 지연 속에서 결과가 계속 불투명하면 극성 지지자들의 갈등이 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미국에서는 올해 들어 총기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난 상태다. 뉴욕타임스(NTY)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총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91% 급증한 1510만 정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에는 로버트 리 장군 동상 근처에서 차량 선거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총기를 동원해 반(反)트럼프 유권자를 위협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대선 결과가 나오더라도 테러나 폭력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결과와 관계없이 미국은 혼란의 위험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자와 바이든 지지자 각각 41%, 43%는 상대 후보가 이기면 그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각각 16%와 22%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폭력이나 시위에 호소하는 것조차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캐롤린 갤러허 아메리카대 교수는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그에게 반대한 사람들이, 바이든이 승리한다면 보수 세력이 각각 일어날 것”이라며 “폭력은 어느 쪽이든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물리적 폭력이 아니더라도 미국 사회는 이미 붉은색과 푸른색 두 쪽으로 극명하게 두 동강 났다.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사는 한 40대 여성은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하자 아들에게서 “당신은 더는 내 엄마가 아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러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미국 정치권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 지난 4년 동안 정부에 대한 견해에 따라 극심하게 갈렸다고 진단했다. 미국 사회는 현재 가족 간에도 지지하는 대선 주자가 갈리면서 절연을 선언할 정도로 분열하고 있다.

제이 반 바벨 뉴욕대 심리학과 교수는 “미국 역사상 트럼프 대통령만큼 국민을 핵심 가치관을 놓고 분열시킨 인물은 없었다”며 “사람들은 타협하지 않으려 하고, 이런 분위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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