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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입에서도 나온 '표준임대료'...도입 탄력 받나

입력 2020-08-11 18:00

문 대통령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표준임대료 필요성 언급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부동산 임대차 시장의 표준임대료 도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의원들이 임차인의 주거 안정장치 보완의 필요성을 잇따라 언급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표준임대료를 거론하자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임대료를 정해주는 전례없는 규제에 시장에선 벌써부터 우려가 쏟아진다.

◇문 대통령 공약 '표준임대료'…여당 의원들 이어 대통령도 언급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임차인 보호에서 (우리나라는)주요국에 비해 한참 부족한 수준"이라며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일정 예외사유가 없으면 무제한의 계약갱신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주요 도시에선 표준임대료나 공정임대료 제도 등을 통해 임대료 상승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고 부연했다. 사실상 표준임대료 도입의 필요성을 직접 피력한 셈이다.

표준임대료는 지자체별로 지역 물가와 경제사정을 고려해 적정한 수준의 임대료를 고시하는 제도다. 문 대통령의 대선 주거공약 중 하나이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장관 후보자 시절 내놓은 정책 패키지 속 내용이기도 하다. 사실상 도입이 예정된 정책이었다.

최근 여당 유력 인사들은 임대차법 후속 조치로 표준임대료법 도입 가능성을 연이어 시사해 왔다. 현재의 임대차법으로는 4(2+2)년 뒤 전월세 임대료가 급등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구멍을 막아 폭등을 누르겠다는 것이다. 이미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표준임대료 도입을 골자로 한 주거기본법과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제1차관 역시 한 방송에서 미국 뉴욕과 독일, 프랑스 등이 표준임대료를 산정하거나 기준을 정해 일정 범위 내에서 임대료를 제한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전월세신고제가 본격 시행되는 내년부터 도입이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 "부작용 가늠 조차 어려워"

표준임대료는 과도한 임대료 책정이 어려워진다는 측면에서 세입장의 주거 안정 장치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임대주택 물량의 감소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은 "임대 가격을 정하는 제도가 국내에선 전례가 없었던 만큼 부작용을 예상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표준임대료가 현실화된다면 줄어드는 임대 수익에 임대 사업을 포기하는 집주인들이 속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또 "인력과 세금을 투입해 공시가격 정하 듯 매년 적정 가격을 정해야 해 과도한 행정력이 낭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대주택의 질적 저하도 우려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실거래가가 곧 부동산 가격'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을 만큼 주택의 상태와 임차·임대인의 경제적 여건, 임차 시점 등에 따라 가격차가 크다"며 "표준임대료를 도입하면 수익이 줄어드는 집주인 입장에선 수리나 보수의 필요성이 적어져 전반적으로 임대주택의 노후화가 가속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획일적인 가격이 형평성의 문제나 이면계약 등의 불법행위에 불을 지필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정렬 영산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임대료는 지역별로 상이할 뿐만 아니라 같은 단지 안에서도 층, 면적, 방향, 조망, 인테리어나 리모델링 수준 등 주택의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획일적으로 가격의 기준을 정한다는 것 자체도 쉽지 않고, 정부 제도를 방어하려는 불법과 꼼수 등 또다른 문제나 갈등이 양산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표준임대료 제도 역시 또하나의 '땜질 처방'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서진형 교수는 "현 정부가 '규제를 누르는 규제'로 악순화의 고리에 빠져있다"며 "임대차법에 주거 취약계층 보호 차원에서 적용대상을 3억 원 이하로 한정하는 등 다양한 합의와 고민을 담았다면 부작용이 이처럼 극심해 표준임대료 도입 가능성으로 이어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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