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센놈이 온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글로벌 격전지 예고

입력 2020-07-01 17:15 수정 2020-07-0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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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급성장세에 페이스북 샵스 이어 유튜브 쇼핑까지 상륙…네이버ㆍ쿠팡 등 긴장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네이버와 쿠팡 등에 입점한 판매자들이 대거 옮겨가면서 기존 이커머스 업체의 타격이 예상된다.”(플랫폼 업체 관계자)

“포털을 기반으로 한 네이버와 동영상 및 SNS(소셜 네트워크 시스템)를 기반으로 한 업체는 결이 달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커머스 관계자)

“동영상을 보거나 SNS 중에도 구매가 일상이 되면서 국내 업체의 위기보다는 이커머스 전체 파이가 커진다고 보는 게 맞다. ”(이커머스 관계자)

페이스북에 이어 유튜브까지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글로벌 기업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지만, 유통업 판도가 온라인 중심으로 더 빠르게 전환할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특히 글로벌 기업의 국내 시장 연착륙은 ‘끝판왕’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국내 진출 발판이 될 수 있는 만큼 페이스북과 유튜브의 행보에 국내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글 블로그 캡쳐
▲구글 블로그 캡쳐

1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최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일부 광고주를 대상으로 유튜브 ‘쇼핑 익스텐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쇼핑 익스텐션’은 유튜브 광고 하단에 'SHOP NOW(지금 쇼핑하기)’ 기능을 넣은 서비스로, 버튼을 클릭하면 해당 광고 상품 정보와 가격 등이 표시된 화면이 펼쳐지며 판매 페이지로 이동한다.

기존에는 유튜브 광고를 보다가 ‘더 알아보기’를 클릭하면 단순 관련 사이트로 이동하는 수준이었으나, 새로 도입한 서비스는 영상 아래에 카탈로그 형식으로 상품을 볼 수 있고, 상품 구매도 가능하다. 기존 동영상 플랫폼 중 광고 영상과 쇼핑을 함께 제공하는 것은 사실상 유튜브가 최초다.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페이스북이 무료 온라인 상점 개설 서비스 ‘페이스북 샵스’를 국내에 선보이기로 했다.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에서 첫선을 보인 후 한국을 포함한 총 8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로 확대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들은 페이스북 샵스를 통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상에서 무료로 각자의 디지털 상점인 ‘샵(Shop)’을 개설해 제품을 직접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이 국내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전 세계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점에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0년 22조 원 규모였던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은 올해 100조 원을 돌파하고 2023년에는 15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언택트가 대세로 떠오른 현실까지 감안하면 그 추세는 더욱 가팔라진다. 업계에서는 현재 글로벌 5위 수준에서 조만간 일본과 영국을 제치고 3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이 국내 쇼핑 시장에 진출하면서 네이버와 이베이 등 쇼핑 플랫폼을 제공하던 업체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 시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은 네이버(57%)와 쿠팡(24%)으로 양사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81%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내수 시장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는데 비해 글로벌 기업들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는 만큼 해외 진출과 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제조사와 소비자들이 대거 이동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업체의 국내 침공은 이들의 독과점에 균열을 내 시장 자체가 재편될 여지가 충분한 셈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SNS 중 페이스북 이용률은 29.6%에 달하지만, 네이버 밴드는 10.6%게 그친다. 동영상 플랫폼으로 순위를 매길 경우 유튜브의 3월 순 방문자 수는 2887만 명으로 네이버밴드(1585만 명)보다 2배 높다. 검색 기능을 기반으로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을 접수한 네이버로서는 부담스러운 경쟁자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만 있던 시장에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면서 그야말로 무한 경쟁 시대를 맞게 됐다”면서 “수수료 등 구체적 내용이 밝혀지지 않아 속단하긴 이르지만, 제조사나 판매자들이 새로운 판매 채널에 입점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이는 곧 네이버나 쿠팡 등 기존 업체들에게 강력한 경쟁자가 생기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의 국내 시장 상륙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많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는 SNS 노출이나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커머스 형태지만,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는 최저가 위주의 검색 쇼핑이 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이전에 인스타그램도 쇼핑 연계를 시도했지만, 네이버가 장악한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면서 “유튜브와 유사한 미디어커머스 방식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검색 기반의 네이버와 빠른 배송 중심의 쿠팡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글로벌 기업의 잇단 진출로 아마존과 알리바바 같은 정통 이커머스 강자까지 상륙할 경우 시장 판도가 크게 바뀔 수 있어 예측하기도 두렵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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