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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잠재성장률 추락 가속, 구조개혁 말고 길 없다

입력 2020-06-29 18:03

코로나19 사태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 위기를 벗어나더라도 가계·기업·정부 등이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또한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이 29일 내놓은 ‘코로나19 이후 경제구조 변화와 우리 경제 영향’ 보고서의 내용이다. 코로나19로 노동·교역·산업 등 경제구조가 변하고, 노동 및 자본요소의 투입이 부진해 잠재성장률이 급속히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활동참가율이 떨어지고 구조적 실업률 상승이 고착화하면서 전반적인 노동투입이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에 근거한다. 교역둔화와 전통적 제조업·서비스업 위축으로 투자회복이 늦춰지면서 자본의 성장기여도도 갈수록 낮아진다는 것이다.

새삼스럽지 않은 경고다. 잠재성장률은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를 최대한 투입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다. 나라 경제의 성장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초체력의 잣대다. 이 수치가 떨어지면 성장에 대한 기대치와 경제활력이 나빠진다는 의미다.

결국 노동과 자본, 그것을 제외한 총요소생산성이 잠재성장률을 결정한다. 이전부터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계속 뒷걸음질했다. 1990년대만 해도 7%를 웃돌았으나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3%대, 2016년 이후 2.5%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노동투입이 감소하는 추세다. 내수 침체 장기화, 글로벌 불황에 따른 수요 감퇴,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로 투자 또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자본투입도 늘지 않는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까지 덮쳐 앞으로는 1%대의 잠재성장률도 기대하기 힘들다.

잠재성장률 추락은 성장 후퇴를 예고한다. 국민소득이 늘지 않고 일자리도 없어지는 악순환에 빠져드는 것은 필연이다. 그런데 노동과 자본요소의 추가투입은 한계에 이른 상황이다. 돌파구는 경제체질을 바꾸는 구조 개혁, 기술 혁신과 노동시장 비효율성 제거를 통한 생산성의 획기적인 증대 말고 달리 길이 없다.

한은은 코로나 이후의 탈(脫)세계화·디지털경제·저탄소경제 구조로의 변화에 대비한 정보통신기술(ICT) 투자확대와 산업 육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K방역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바이오헬스 산업 진흥도 절실하다. 이를 통한 생산성 제고로 성장률 하방압력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디지털경제로의 구조 전환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예측은 많이 나왔다. 문제는 우리 경제정책이 그런 혁신을 이끌고 뒷받침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한은은 코로나 사태로 역할이 확대되면서 비대해진 ‘큰 정부’의 자원배분 비효율성도 함께 우려했다. 새로운 미래기술 개발과 산업투자를 선도하는 것은 기업이다. 기업 경쟁력의 최대 걸림돌인 규제의 혁파와 후진적 노동시장의 개혁 없이는 잠재성장률 추락을 막기 어려운 현실부터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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