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학 나와도 4명 중 1명은 백수…취업 성공해도 절반은 '비전공'

입력 2020-06-09 15:44 수정 2020-06-0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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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전공 선택의 관점에서 본 대졸 노동시장 미스매치와 개선방향' 보고서

(자료=한국개발연구원(KDI))
(자료=한국개발연구원(KDI))

대졸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미스매치)은 두 가지 측면에서 발생한다. 첫 번째는 최종 학력 인플레이션에 따른 공급 부족이고, 두 번째는 배움과 쓰임이 다른 전공·직업 불일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일 발표한 ‘전공 선택의 관점에서 본 대졸 노동시장 미스매치와 개선방향(한요셉 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 대졸자 중 미취업자는 해당 연령대 전체 대졸자의 26.8%에 달했다. 취업자도 절반은 대학 전공과 무관한 직장에 취업하는 실정이다. 대학을 졸업해도 대졸자를 원하는 일자리가 제한적이고, 대졸자를 원하는 일자리가 있다고 해도 요구 전공이 본인의 전공과 다른 경우가 태반이다. 대학 진학률 70%의 그늘이다.

한 연구위원은 “대졸자의 노동시장 미스매치는 전공 선택에 의한 문제, 모든 전공에서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문제로 나뉜다”며 “전자가 교육의 문제라면, 후자는 과잉 학력의 문제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선 두 문제가 5대 5 정도로 비슷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보고서에서 ‘전공 선택에 의한 문제’에 집중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대졸자의 전공·직업 간 미스매치 비율은 약 50%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우선은 입시생들이 원치 않는 전공을 선택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한국은 전공별 정원이 아닌 총정원을 통제하고 있지만, 총정원 자체가 대학이 희망하는 수준보다 적어 대학이 자율적으로 전공별 정원을 조정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학 서열화가 맞물리면, 입시생들은 전공을 바꾸더라도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게 된다.

정보 제공도 불충분하다. KDI가 전국 4년제 대학의 2018년 신입생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입생이 예상하는 소득과 해당 학과 졸업생의 실제 소득 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0에 가까웠다. 단 자연계열과 예체능계열의 예상 소득은 실제 소득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이는 입시생들이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전공을 선택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음은 한 번 선택한 전공을 변경하기 어려운 문제다. 대부분 대학에선 학생이 대학 입학 후 본인의 적성·흥미를 발견하거나, 습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진로를 재설계한다고 해도 전과가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위 설문조사에서도 전공을 바꾸고 싶다는 답변은 28.2%, 전공 선택을 후회한다는 답변은 21.2%에 달했다. 이런 경향은 인문·자연·사회계열에서 두드러졌다. 주로 인문계는 교육계로, 자연계는 의약계로, 사회계는 같은 계열 내 다른 전공으로 이동을 희망했다.

보고서는 수도권 대학 정원을 확대하되 지역균형발전 취지를 고려해 그 전공을 신산업 분야로 한정하고, 장기적으로 대학 서열화를 완화하기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산업 분야 정원 확대는 입시생의 수요를 반영한 것이고, 대학 서열화 완화는 전공보다 대학 소재지가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모순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또 입시생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전공 변경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 연구위원은 “대학 자율성의 원칙하에서 각 대학이 내부 논의를 통해 전공별 정원의 제악을 축소하고,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확대하도록 유인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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