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회사채➁] 다같은 ‘AA’가 아니다…업종별 투심 갈린다

입력 2020-04-2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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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시장이 경직되면서 같은 신용등급 사이에도 투심 양극화가 뚜렷하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업황이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하자 신용등급보다 업종과 실적 변동성이 주목받는 추세다.

◇‘AA급’에서도 엇걸린 수요예측… CJ대한통운 웃고ㆍ한화솔루션 울고

최근 시장에선 코로나19 여파 속에도 강세인 업종이 주목을 받고 있다. 2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20일 CJ대한통운(AA-)은 15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 예측에서 세 배가 넘는 460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돋보이는 흥행 성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 행태가 뜨면서 택배업이 호황을 맞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회사의 안정적인 택배사업이 두각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같은 신용등급인 한화솔루션(AA-)은 만족하지 못한 결과를 받았다. 13일 회사는 3년 만기 회사채 2100억 원 모집을 위해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유효 매수 수요는 600억 원에 그쳤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공모희망금리밴드를 60bp까지 열어두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같은 등급인 포스파워(AA-) 역시 마찬가지다. 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했지만 매수 주문은 400억 원에 그쳤다.

더 높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앞서 ‘AA’ 등급인 하나은행 역시 후순위 채권 수요예측에서 모집액보다 적은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그나마 800억 원의 추가 수요를 확보해 최종적으로 미달하는 사태는 막았다. 이처럼 올해 1분기 우량기업의 부진한 흥행 성적이 이어지자 ‘AA’ 등급도 안정권이 아니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산업별 타격, 신용등급 하락 압력될라… 투심은 ‘업종’에

전문가들은 투심이 ‘신용등급’보다 ‘업종’에서 갈렸다고 분석한다. 개별기업 가치가 지금은 우량하더라도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향후 실적 하락이 지속한다면 신용등급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신용평가사들도 코로나19 타격이 불가피한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등급 전망 조정에 나서고 있다. 한화솔루션이 속한 석유화학인 경우, 최근 유가 급락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업종으로 꼽힌다.

국내 기업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솔루션의 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나신평은 한화솔루션의 하향 조정에 대해 “산업 환경의 불확실성 확대로 실적 개선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고 주력 사업인 석유 화학과 태양광을 중심으로 투자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업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축되면서 주가와 환율 등 이전과 다른 큰 변동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업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취약자산의 투자손실 위험도 커질 뿐만 아니라 지수 변동성 확대로 ELS도 부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로 산업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산업 전망에 대해 비우호적인 업종으로 비금융(석유화학, 건설, 철강, 자동차ㆍ부품, 항공운송, 유통, 디스플레이), 금융 부문(캐피털, 손해보험, 생명보험)을 꼽았다.

한편,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줄줄이 신용등급 하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금융당국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23일 금융감독원은 코로나19 관련 ‘위기 대응 총괄회의’를 열어 항공, 정유 등 취약 업종에 대한 유동성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윤석헌 금감원장은 “최근 금융시장이 안정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해외 확산세가 지속되는 한 불안이 재연될 수 있으므로 리스크 요인들을 면밀히 점검해 달라”며 “실물 부문이 위기 상황을 잘 넘길 수 있도록 금융 부문의 소상공인ㆍ중소기업 지원과 금융규제 유연화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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