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셰브론, 베네수엘라 100년 관계 청산하나...트럼프, 현지 생산 중단 명령

입력 2020-04-2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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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 백악관에서 에너지 부문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셰브론 CEO 마이크 워스(왼쪽)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듣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 백악관에서 에너지 부문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셰브론 CEO 마이크 워스(왼쪽)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듣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석유 메이저 셰브론에 베네수엘라에서의 석유 생산 중단을 명령했다. 베네수엘라 정국 혼란 속에 다른 업체들이 하나둘 떠난 와중에도 마지막까지 남아 베네수엘라와 이어온 100년 관계도 흔들리게 됐다.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날 셰브론에 “올 12월 1일까지 베네수엘라에서의 생산 활동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라”고 명령하면서 “그때까지 필수 유지 보수 업무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셰브론은 베네수엘라에 남은 마지막 미국 정유업체로, 현지 국영 석유업체 PDVSA와 합작 생산을 해왔다. PDVSA는 지난해부터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지만 셰브론은 미 재무부로부터 제재 면제 특별 허가를 받아 사업을 이어왔다. 그러나 재무부가 허가를 갱신하지 않고 사업 중단을 명령한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돈줄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CNN에 보낸 성명에서 “불법적인 마두로 정권에 대한 최대 압박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로 마두로 정권 유지의 생명줄을 차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붕괴는 가속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지만 정전, 경제난, 미국으로부터의 제재로 ‘그림의 떡’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셰브론의 공백은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셰브론은 1921년부터 베네수엘라에서 석유탐사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전국에서 고용한 인력만 8000명이며, 5개의 육상 및 해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앞서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는 10년 전 우고 차베스 정권의 외국 유전 국유화 조치에 반발해 베네수엘라에서 철수했다.

마두로 정권의 숨통이 막히는 것과 달리 셰브론의 재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지난해 셰브론은 베네수엘라에서 하루 평균 3만5000배럴을 생산해 전체 일일 생산량인 190만 배럴의 2%에 못 미쳤다.

미국 투자은행 레이먼드제임스의 폴 몰차노프 애널리스트는 “수년간 이어진 정치 혼란으로 베네수엘라 내 사업들은 이미 셰브론에겐 쓸모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100년 역사가 있는 만큼 셰브론은 성명을 내고 “합작 자산, 직원과 가족들의 안전과 복지, 회사의 인도주의적 프로그램을 위해 계속 전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가 이번 조치를 통해 원유 감산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급감한 데다 공급 과잉 사태까지 겹치면서 유가는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트럼프가 셰브론의 100년 관계 청산을 불사하면서 마두로 정권 압박과 원유 감산,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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