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타격’입은 정유·화학社…‘감산·간이보수’ 대책 카드 꺼냈다

입력 2020-03-19 15:07 수정 2020-03-1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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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ㆍ수요감소로 "팔면 팔수록 손해" 위기감 고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정유사들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감산 등의 고강도 대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제품 수요가 감소하는 데다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로 제품을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까지 겹친 복합위기가 닥치자 생존을 위한 숨고르기에 나선 것이다.

1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달 정유사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정제마진은 평균 배럴당 2.5달러로, 지난해 동기 4.5달러에 비해 44% 급락했다.

정제마진은 정유제품 판매가에서 원유 구입가격을 뺀 가격으로 정유사 수익성을 나타낸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BEP)이 통상 배럴당 4~5달러라고 추정되는 만큼 현재는 정유사들이 석유제품을 팔면 손해를 보는 구조인 셈이다.

재고평가손실도 문제다. 정유사는 원유를 사서 정제하는 과정을 거쳐 2~3개월 후 판매하는데, 최근처럼 유가가 단기간에 급락하면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떨어져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수요가 충분한 상황도 아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올해 정유제품 수요는 전년 대비 168만bpd(1일당 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2월말에는 2만bpd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으로 급격히 확산되며 전망치도 급감했다.

이에 따라 각 정유사들은 가동률 조정에 나섰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부터 정제공장의 가동률을 90%로 낮췄지만 이를 쉽게 올리지 못하고 있고 SK에너지 역시 이달부터 울산 공장의 가동률을 80%로 낮췄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몇 차례의 국네유가 하락, 수요 감소 등의 위기를 겪으며 국내 정유사들이 대비책을 많이 세워놨지만,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친 지금은 경험해보지 못한 최악의 위기"라고 상황을 전했다.

화학산업 역시 전방산업의 가동률 하락으로 제품 수요가 부진하자 감산에 나서거나 감산을 대체할 수 있는 간이보수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한화토탈은 에틸렌과 벤젠으로 스티렌 모노머(SM)를 만드는 공장 가동률을 15% 내렸으며, 여수에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공장을 돌리고 있는 바스프는 가동률을 약 80%로 유지하고 있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의 경우 가동률 조정은 아직까지는 없지만, 당장 생산량을 줄인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다.

LG화학은 이달 초 대산·여수 공장의 가동률을 각 5%씩 하향 조정했지만, 역내 공급이 다소 줄어들며 다시 가동률을 정상으로 회복했다. 한화토탈 역시 아직까지는 에틸렌 감산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전반적으로 가동률을 낮추려는 시점에 발생한 타사 공장 사고에 따른 영향이다. 남의 불행이 반사이익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일부 화학업체들은 사실상 가동률 조정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감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간이보수 일정을 앞당기거나 기회비용의 손실로 여겨졌던 정기보수를 오히려 반기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황이 워낙 나빠 연초 간이 보수 계획을 조금 앞당겨 한 부분이 있다”며 “감산 대체 효과를 노리기 위해 예정됐던 간이 보수나 일부 보수를 검토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시장이 호황일 때는 정기보수가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4년마다 돌아오는 정기보수로 감산 대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오히려 기회로 여기는 회사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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