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흔의 共有하기] 추경 규모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입력 2020-03-16 20:18 수정 2020-03-1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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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차장

기획재정부가 이달 13일 펴낸 ‘최근경제동향 3월호’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내수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할 수 있는 소비 속보치가 포함돼 관심을 모았다. 민간 기업의 경영실적을 볼 때 소비가 줄었을 것으로 예상은 됐지만 정부 공식 자료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소비 속보치를 보면 예상대로 2월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전년 같은 달보다 24.6%, 백화점 매출액은 30.6%, 할인점 매출액은 19.6% 감소한 것으로 나왔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도 76.1%나 줄었다. 또 코로나19가 설비·건설투자에도 일정 부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경기를 어떻게 보는지를 나타내는 소비심리 및 기업 심리 실적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6.9로 전월 대비 7.3포인트(P),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5로 전월 대비 11P 급락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현재까지 9000억 원 규모의 예비비를 지출하고 일주일 만에 11조7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을 편성,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격상되면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먹는 경기침체라는 분석이 나오고, 여당은 수조 원 규모의 2차 추경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경기충격에 대비해 40조 원 규모의 추경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추경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계층과 업종에 제대로 지원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추경을 통한 성장률 올리기가 효과가 있었지만 지금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추경을 비판하는 쪽에서는 차량 개별소비세 인하는 차를 살 사람에게만 혜택을 주고 ‘착한 임대인 제도’도 대다수 자영업자나 저소득 월세 생활자 등에게는 혜택이 없다고 지적한다. 소비 쿠폰도 효용성이 떨어진다. 여기에 한국은행은 16일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전격 인하했지만 코로나19 대응에 효과적인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금리도 결국 추경처럼 간접 지원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추경 대신 ‘재난 기본소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주시는 국내 처음으로 52만7000원의 재난기본소득을 확정했다. 취약계층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는 게 핵심인데 신속한 지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최대 50조 원(1인당 100만 원 지급 시)의 재정 지출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논란거리다. 결국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 비수급 빈곤층에 초점을 맞춘 적극적이고 과감한 소득 보전 정책이 필요한데 현재로는 마땅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직사회에 해법으로 “전례 없는 대책”을 주문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공무원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공무원이 가장 싫어하는 표현이 “전례가 없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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