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 일부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인 ‘여행금지’로 격상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한국의 대구 지역에 대해 국무부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인 4단계 ‘여행금지’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한국 자체에 대해서는 3단계 ‘여행 재고’를 유지했다.
미 국무부는 “한국에서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고 한국 정부가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며 이번 조치를 내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국무부는 지난 22일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2단계 ‘강화된 주의’로 발령했다. 이후 나흘 만인 26일 3단계인 ‘여행 재고’로 올렸고 또다시 사흘 만에 대구 지역에 한해 최고 수준의 조치인 4단계(여행 금지)로 끌어올린 것이다.
미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이탈리아에 대해서는 같은 조치를 취했다. 이탈리아의 북부 롬바르디아, 베네토 지역에 한해 여행경보를 4단계로 올렸다. 이탈리아 국가 자체에는 ‘여행 재고’를 유지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인을 포함한 미국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법적·행정적 강제성은 없지만 여행을 가지 말라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권고에 해당한다.
또 이란에 대해서는 최근 2주간 이란을 방문한 외국인의 미국 입국도 제한했다.
한편, 기자회견에 앞서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미 보건당국에 따르면 전날 밤 50대 미국인 남성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사망했다. 이 남성은 코로나 발병 국가를 방문한 이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지역을 여행하지도 않고 감염자와 접촉하지 않은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에 이어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미국이 한국 전체에 대한 여행금지, 나아가 입국 금지 등 추가 조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