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무원 말 믿고 ‘이중취업’…자격취소 위법"

입력 2020-02-1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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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의 답변을 듣고 둘 이상의 회사에 취업한 소방시설관리사의 자격을 취소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안종화 부장판사)는 A 씨가 소방청을 상대로 “소방시설관리사 자격을 박탈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했다.

A 씨는 2007년 소방시설을 관리하는 회사의 사내이사로 취임하고, 2013년에도 다른 회사에 대표이사로 등록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2013년 소방청(당시 소방방재청) 공무원에게 대표자 추가 등록이 이중취업에 해당하는지 물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이후 소방청은 내부 회의를 통해 이중취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A 씨에게 알렸다.

소방시설법은 ‘소방시설관리사가 동시에 둘 이상의 업체에 취업하면 자격을 취소하고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규정한다. 안전관리 업무에 종사하는 소방시설관리사가 이중취업으로 직무 수행에 소홀하게 되는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A 씨는 2018년 세 번째 회사의 대표자로 추가 등록을 했고, 소방청은 2018년 11월 A 씨가 소방시설법이 금지하는 이중취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해 소방시설관리사 자격을 취소하는 처분을 내렸다.

이에 A 씨는 “소방청 공무원의 답변은 구체적 사안에 대한 행정청의 공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이고, 이를 신뢰한 것에는 귀책사유가 없다”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 씨가 이중취업 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에는 원고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소방청 공무원들은 A 씨의 문의를 받고 법제처를 방문해 대응방안을 상의하고, 2회에 걸친 내부 회의를 거쳐 답변했다”며 “이에 따라 A 씨는 자신의 행위가 관련 법률에 따라 허용된다고 믿는 등 이중취업 금지 의무에 위반된다고 전혀 생각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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