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다이어트란 무엇인가

입력 2019-12-3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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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필자의 10년째 목표이자 만인의 새해 목표다. 다이어트의 목적은 단순히 숫자만 줄이는 ‘체중 감량’이 아니다. 건강을 위해 불필요한 지방은 빼고 근육은 더해 기초체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일 것이다.

기업의 새해 목표도 우리와 다르지 않나 보다. 연말이 되니 부채비율을 ‘감량’하고픈 상장사들이 제법 눈에 띈다. 자산재평가를 통해 부채비율을 줄이려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자산재평가를 한 상장사는 12곳이다. 12월 한 달에만 4곳이 자산재평가를 추진했다. 연말 결산을 앞두고 자산 가치를 높이고 상대적으로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자산재평가는 부채비율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과거에 취득한 부동산 가액이 많이 상승했다면 토지 재평가를 통해서 부채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 특히, 토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시세가 높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산재평가의 주요 대상이 토지인 이유다.

한 상장사는 작년 3분기 부채비율 200%를 소폭 넘기는 시점에 자산재평가 카드를 꺼내 들었다. 또 다른 상장사는 100억 원을 훌쩍 넘는 재평가 차액을 남기기도 했다.

물론 자산재평가가 잘못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취득원가와 시가평가, 두 방식의 장단점도 명확하다. 다만 간과해선 안 되는 하나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된 유형자산에 대한 장부상 가치만 변경될 뿐 영업실적이 나아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부채비율 숫자가 이전보다 낮아졌다고 기업 체질이 개선된 것은 아니다. 몸무게가 줄었다고 해서 건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듯 말이다. 그렇기에 자산재평가가 단순히 부채비율 수치를 줄여서 기업 개선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는 것은 확실하다. 부실함을 감추기 위한 목적은 더욱이 지양해야 한다.

다이어트의 진짜 이유는 더 나은 체질을 갖기 위한 목적이다. 기업이 부채비율 낮추기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사업전략으로 ‘기업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이유다. 2020년은 경영전략으로 시장의 재평가를 받는 한 해를 보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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