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해진 CB 시장…발행조건 ‘깐깐’ㆍ금액 ‘뚝’

입력 2019-11-20 16:41 수정 2019-11-2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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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기업들의 주요 자금 조달창구였던 전환사채(CB)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진 데다, 금융당국이 주요 투자자인 사모펀드에 대한 전수조사까지 착수하면서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발행액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발행조건도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10월 말까지 발행된 코스닥 기업의 CB 규모는 1조5647억 원이다. 7월에는 5100억 원가량이 넘게 발행됐지만 코스닥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됐던 8월 2400억 원대로 크게 쪼그라들었고, 9월과 10월도 각각 4347억 원, 3670억 원에 그쳤다.

올 상반기 발행규모(2조7025억 원)와 비교하면 감소세가 확연하다. 시장이 위축되는 추세에 따라 규모가 훨씬 더 줄어들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발행조건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통상 5~7년 등 길었던 만기 기간이 2~3년으로 줄었고, 쿠폰금리와 만기금리가 모두 ‘제로’(0%)인 CB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발행조건 변화의 핵심은 ‘유동성’을 늘리는 것이다. 만기가 길거나 제로금리인 CB는 주가가 하락할 경우 주식 전환과 신주인수를 통한 차익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섣불리 현금화가 어렵다.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가 벌어진 것도 CB라는 비유동성 장기 자산을 편입하면서 개방형 또는 단기폐쇄형 펀드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행된 메자닌채권은 이전에 발행된 증권과 비교해 만기구조, 이자율, 상환구조 등이 변하고 있다”며 “장기 메자닌채권이 위축되는 대신 현금화에 무게를 둔 시장 수요로 인해 만기가 짧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시장에선 과열됐던 CB 발행 행태가 진정세로 돌아섰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정부가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코스닥벤처펀드를 육성하고, 각종 세제 혜택을 주면서 제로금리 CB가 무더기로 발행된 바 있다.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자산 15% 이상을 벤처기업 신주에 투자해야 하는데,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가진 CB도 신주 물량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CB가 신용도 낮은 코스닥 기업 자금줄로 많이 이용되긴 했지만, 벤처펀드 출시 이후에는 ‘코스닥 CB라면 발행기업이 어딘지 따지지도 않고 앞다투어 받아간다’는 말이 우스갯소리로 나올 정도로 과열 정도가 심했다”며 “부작용이 최근 드러난 만큼 당분간 시장이 경직되는 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도 “메자닌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인해 메자닌전략을 도입한 펀드 수탁액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발행시장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부실 기업이 발행하는 메자닌채권에 대한 투자는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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