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 자살 예방 선구자…故 종현 사망 당시 안타까움 드러내

입력 2019-01-02 11:06 수정 2019-01-0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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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원작자 늘봄재활병원 문준 원장)
(출처=원작자 늘봄재활병원 문준 원장)

자신이 진료하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를 향한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5시 44분경 박 모(30)씨가 예약 없이 강북삼성병원에 불쑥 찾아와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47) 교수에게 외래 진료를 받았다. 조울증을 앓고 있던 박 씨는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뒤 수개월 동안 병원을 찾지 않다가 이날 예약 없이 갑작스레 진료를 받으러 병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해의 마지막 근무를 보던 임세원 교수는 예약 없이 찾아온 환자를 마다하지 않고 돌보다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 남성은 진료 도중 진료실 문을 잠근 뒤 미리 준비해 온 흉기로 임 교수를 위협했고, 잠시 진료실 내 대피실에 몸을 피했던 임 교수는 밖으로 나와 간호사들을 대피시킨 뒤 복도로 도망치다 흉기에 찔려 숨졌다.

임 교수의 유가족 측은 "자기만 살려고 했다면 당하지 않았을 텐데, 간호사들 안전 챙기는 과정에서 제대로 피하지 못한 것 같다. 그 와중에 계속 피하라고 알리고, 피했는지 확인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임 교수는 1996년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를 거쳐 2006년 강북삼성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했다. 이후 우울증·불안장애 전문가로 자살 예방에 애써오며, 한국형 표준 자살 예방 교육인 '보고·듣고·말하기'를 고안해냈다.

임 교수가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는 그가 자살 예방에 앞장선 이유가 담겨있기도 했다. 그는 전공의 시절 우울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던 한 노인 환자가 퇴원한 지 며칠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렇게 (환자 마음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아둔한 의사가 무슨 쓸모가 있나"라며 자책하다가 주변 사람의 자살 징후를 일찍 알아챌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는 이야기다.

그는 2012년 미국 연수를 앞두고 발병한 만성 허리디스크 통증으로 인해 우울증을 겪었다. 임 교수는 2016년 자신의 우울증 극복기를 담은 책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에서 허리의 만성통증을 겪으면서 우울증상을 겪었고 자살 직전까지 갔다고 고백했다.

임세원 교수는 2017년 샤이니 종현의 사망 당시에도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임 교수는 "공연장에서의 환희나 즐거움이 있고 그 순간이 지나면 매우 외롭고, 노력했다고 하더라도 평가 결과가 어떻게 될지 자신의 힘만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징이다"라며 故 종현의 사망 원인을 진단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 2일(오늘) 오전 9시부터 임 교수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다.

또한 이르면 오늘, 박 씨에 대한 구속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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