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더위와 무더위

입력 2018-07-2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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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고 바다고 할 것 없이 전국이 펄펄 끓고 있다. 대부분의 지역이 35도를 웃도는 날씨가 보름 이상 이어지고 있다. 문밖으로 나왔다 하면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과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덮인 도로로부터 올라오는 열기와 태풍의 영향으로 더욱 높아진 습도로 인하여 숨이 턱턱 막힌다. 습도만 높지 않아도 그늘로 숨어들면 그런대로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데 높은 습도 때문에 그늘에 들어서도 더위는 여전하고 온몸은 끈적거린다. 이처럼 습도가 높은 더위를 일러 무더위라고 한다.

무더위는 ‘물더위’가 ‘ㄹ’이 탈락하는 음운 변화를 일으켜 생긴 말이라는 설이 있다. ‘물더위’는 물과 더위가 합쳐진 말로, 여기서의 물은 시원한 계곡물이 아니라 공기 중에 포함된 물기, 즉 습기를 말한다. 공기 중에 습기가 꽉 찬 날은 바람도 불지 않는다. 그러므로 공기 중의 습기가 피부에 달라붙어 온몸이 끈적거린다. 건조한 가운데 따가운 햇볕만 내리쬐는 더위에 비해 이 무더위가 훨씬 더 견디기 힘들다. 이른바 ‘찌는 듯한 더위’가 바로 이런 무더위이다. 오죽하면 솥에 넣고 찌는 것 같다는 의미에서 ‘찌는 듯한 더위’라는 표현을 했을까? 한자로는 증서(蒸暑, 烝暑) 혹은 증염(蒸炎, 烝炎)이라고 하는데 蒸은 ‘찔 증’이라고 훈독하고 烝은 ‘김 오를 증’이라고 훈독한다. 暑는 ‘더울 서’, 炎은 ‘불타오를 염, 더울 염’이라고 훈독한다. ‘蒸(烝)暑’든 ‘蒸(烝)炎’이든 다 찌는 듯한 더위, 즉 무더위를 이르는 말이다.

그런가 하면 ‘요염(료炎)’이라는 말도 있다. ‘료’는 ‘큰 비 료’라고 훈독하는 글자인데 장마라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따라서 료炎은 ‘장마 더위’라는 뜻이다. 장마철에도 습기가 많기 때문에 료炎 또한 무더위라는 뜻을 갖고 있다.

무더위에 에어컨은커녕 선풍기도 부족한 취약계층 사람들은 자칫 건강을 잃을 수 있다.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마음을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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