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계약직에 "직급ㆍ연봉 낮춰야 정규직 전환" 통보...法 "부당해고"

입력 2018-07-16 08:59 수정 2018-07-16 15:0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계약직 사원에게 낮은 직급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후 계약을 만료한 것은 부당해고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한창훈 부장판사)는 16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경영 악화로 계약직 사원 A 씨에게 직급과 연봉을 낮추도록 제안할 수밖에 없었다는 코레일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회사의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코레일에는 A 씨의 원래 직급에 맞는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로 수행해야 할 사업이 여전히 있었고 A 씨의 계약만료 후 해당 업무를 맡을 직원을 따로 채용하기도 했다"며 "이에 비춰볼 때 코레일은 A 씨에 대한 계약 연장을 거절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A 씨가 근무실적 평가에서 계약연장의 기준 점수인 70점을 넘지 않아 계약을 만료했다는 코레일 측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A 씨와 코레일이 맺은 채용 계약서에는 근무실적에 따라 계약을 연장하거나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재판부는 "코레일은 A 씨의 근무실적을 평가할 때 평가위원들에게 '업무성과목표'에 대한 '단위목표'와 '성과측정기준'을 제공하지 않아 근무평가가 세부적인 평가 기준에 따라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A 씨는 이 사건 이전에 코레일과 한 차례 계약을 연장한 적이 있다"며 "당시에는 70점을 초과한 점수를 받았는데 상급자의 평가가 왜 갑자기 낮아졌는지 구체적인 사유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약 기간 만료 직전 연도에는 표창장까지 받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코레일은 A 씨가 근무실적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더라도 낮은 직급으로 전환하라는 회사의 제안을 거절할 경우 애초부터 채용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2012년 4월 코레일에 전문직 계약직 사원으로 입사해 두 차례 계약을 연장한 A 씨는 계약만료를 두 달 앞둔 2016년 2월 회사로부터 현재 직급보다 낮은 일반직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계약을 갱신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A 씨는 급여는 줄여도 직급은 낮출 순 없다며 회사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사는 2016년 4월 A 씨에게 계약 만료를 통보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A 씨에 대한 계약만료 통보가 곧 부당해고라고 판단했으나 코레일은 이에 불복해 지난해 중노위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작업대출’ 당한 장애인에 “돈 갚으라”는 금융기관…법원이 막았다
  • "중국 다시 뜬다…"홍콩 증시 중화권 ETF 사들이는 중학개미
  • 극장 웃지만 스크린 독과점 어쩌나…'범죄도시4' 흥행의 명암
  • 단독 전남대, 의대생 ‘집단유급’ 막으려 학칙 개정 착수
  • '눈물의 여왕' 결말은 따로 있었다?…'2034 홍해인' 스포글
  • 오영주, 중소기업 도약 전략 발표…“혁신 성장‧글로벌 도약 추진”
  • 소주·맥주 7000원 시대…3900원 '파격' 가격으로 서민 공략 나선 식당들 [이슈크래커]
  • 근로자의 날·어린이날도 연차 쓰고 쉬라는 회사 [데이터클립]
  • 오늘의 상승종목

  • 04.2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9,297,000
    • -2.19%
    • 이더리움
    • 4,547,000
    • -4.01%
    • 비트코인 캐시
    • 651,000
    • -5.58%
    • 리플
    • 724
    • -2.95%
    • 솔라나
    • 193,600
    • -5.14%
    • 에이다
    • 649
    • -3.99%
    • 이오스
    • 1,111
    • -5.2%
    • 트론
    • 170
    • -2.3%
    • 스텔라루멘
    • 158
    • -4.24%
    • 비트코인에스브이
    • 92,150
    • -4.01%
    • 체인링크
    • 19,890
    • -1.97%
    • 샌드박스
    • 622
    • -5.4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