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 자동차산업下] 美시장 트렌드 놓쳐버린 한국車

입력 2018-05-3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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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패턴 SUV·경트럭으로 가는데 세단에만 집중…뒤늦은 대응에 수익 뚝

▲북미 자동차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만큼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소비자 반응도 민감하다. 제품전략에서 한발 뒤처지면 이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기도 하다. 사진은 현대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 사진제공=HMA
▲북미 자동차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만큼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소비자 반응도 민감하다. 제품전략에서 한발 뒤처지면 이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기도 하다. 사진은 현대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 사진제공=HMA
미국 자동차 시장은 전 세계 어느 곳보다 트렌드 변화가 빠르다. 시장 자체가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없고, 남의 눈을 의식하기보다 주관에 따라 소비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고를 수 있는 차가 많기도 하다. 1800만 대의 자동차가 팔리는 미국에서는 한 해 120종의 신차가 나온다. 사흘에 한 번씩 새 모델이 등장하는 셈인데 그만큼 소비자의 소비패턴 변화도 빠르다. 자동차 회사 입장에선 이런 트렌드 변화를 놓치면 거센 후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한때 판매량이 2000만 대에 육박했던 미국 자동차 시장은 2016년을 정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쟁은 더 치열해졌는데 신차 수요는 둔화하고 SUV와 경트럭(LT)에 집중돼 있다. 시장 규모는 줄어드는데 SUV 판매가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세단 판매는 감소하는 추세다.

이런 상황 속에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세단이 차지하는 비율은 60%를 넘는다. 미국 현지 경쟁업체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GM과 포드는 잇따라 세단을 단종하거나 세단 공장을 SUV 공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뒤늦게 SUV 라인업 확대를 노리고 있지만 이미 트렌드의 절정기를 놓친 상태다.

과도한 성장주의 방식의 판매 목표도 문제다. 현대기아차는 지금까지 목표치를 충족하기 위해 무리한 판매를 시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인센티브 증가, 즉 과도한 할인 판매가 반복됐고 수익은 줄어들었다. 재고가 쌓이다보니 렌터카로 여러 대를 팔아넘기는 일이 많았고, 그 결과 ‘남는 게 없는’ 구조가 됐다. SUV로 트렌드가 변화하는 사이 제네시스 브랜드를 앞세원 고급차 전략에 치중한 현대기아차가 정작 트렌드 변화에는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거세다.

미국 시장 회복을 위해 다양한 친환경차와 소형 SUV 투입을 예고했지만 친환경차는 당장의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아가 소형 SUV는 현지 생산이 아닌, 한국 생산분의 수출인 탓에 수익을 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판매 목표를 755만 대로 줄여 잡았다. 2014년 이후 800만 대 고지에서 내려온 적이 없는 현대로선 이례적인 목표치 감축이다. 다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오히려 이런 전략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무리한 판매 목표는 출혈 판매와 수익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올 하반기에도 미국 시장에서 극적인 반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전략 변화 효과는 내년부터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대형 SUV와 픽업트럭 등 라인업 부재로 인해 이 분야에서는 여전히 업계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경쟁사 신차 출시가 속속 이어지면서 경쟁이 심화하는 것도 하반기 부진이 전망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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