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도시바, G2 무역 갈등에 불똥…중국 ‘몽니’에 M&A 차질

입력 2018-04-1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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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역전쟁 의식한 의도적 시간끌기 평가…전문가 “합병 문제, 정치에 영향 받아서는 안 돼”

일본 도시바메모리 인수전과 미국 통신기업 퀄컴의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세미컨덕트 인수 건이 미·중 간 무역 갈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가 최근 베인캐피털이 이끄는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메모리 인수와 퀄컴의 NXP 인수 승인을 미루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영향을 미친 탓이다.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는 한미일 연합은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이끌고 있다. 당국의 인수·합병(M&A) 승인이 미뤄지면서 두 회사 모두 경영계획에 큰 차질을 겪고 있다.

중국은 퀄컴-NXP, 도시바메모리-한미일 연합이 인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유일한 국가다. 도시바메모리 매각안은 이미 일본, 유럽연합(EU), 브라질 등 7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무역 갈등이 치열해지면서 어떤 M&A의 승인도 진행되지 않으리라고 관측된다. 도시바 관계자는 “인수 검토는 기본적으로 무역 긴장으로 중단됐다”며 “우리는 주요 2개국(G2, 미국·중국)의 무역 갈등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몽니가 반도체메모리 사업부를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려는 도시바의 계획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과 중국이 패권 다툼을 하면서 중국 정부가 미국 기업과 관련한 M&A 검토를 일부러 지연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도시바로서는 승인이 더 오래 걸릴수록 기술적인 우위를 잃을 위험이 커진다.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인수 이후 수십억 달러의 투자가 빠르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일부로 도시바는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베인캐피탈로부터 취소할 권리를 확보했다. 도시바의 경영진은 이번에 거래를 완료하길 원하지만, 일부 주주들은 매각이 무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상무부가 승인을 지체할수록 매각계약이 철회되길 바라는 주주들의 의견이 수용될 가능성이 커진다. 도시바메모리의 M&A 2차 마감 시한은 다음 달 1일이다.

한편 퀄컴은 NXP 인수를 완료하면 2020년까지 퀄컴의 가치가 770억 달러(약 82조39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6년 10월 인수 계약을 맺은 퀄컴은 특히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G 기술에 대한 투자가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믿고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장애물로 부상하자 우려가 커진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말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을 만나 이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왕 부주석은 몰렌코프 CEO에게 “이성에 기반을 둬 협상을 치밀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정치와는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중국 상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퀄컴의 NXP 인수 검토 과정에서 중국 당국은 퀄컴에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상무부는 이번 주 내로 승인 여부를 완료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1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 부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세부 품목이나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미·중사업위원회의 제이콥 파커 부사장은 “합병 검토와 승인은 이성적인 논리와 시장의 공식에 기반을 두고 있어야 한다”며 “미국과 중국 간 정치적 관계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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