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해현경장(解弦更張)

입력 2018-02-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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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참 좋은 말들이 많이 있다. 특히 한자로 쓴 사자성어(四字成語)는 짧으면서도 내용이 풍부하고 강한 전달력까지 갖추고 있어서 깊은 감동을 주는 경우가 많다. ‘해현경장’이라는 말도 그런 말 중의 하나일 것이다.

해현경장은 ‘解弦更張’이라고 쓰며 갈 글자는 ‘풀어질 해’, ‘활시위(또는 악기 줄) 현’, ‘고칠 경’, ‘베풀(펼) 장’이라고 훈독한다. 느슨하게 늘어진 활시위나 악기의 줄을 다시 조여 매어 팽팽하게 한다는 뜻이다. 중국 한나라 사람 동중서(董仲舒·BC 170?~BC 120?)가 무제(武帝)에게 널리 인재를 등용할 것을 건의할 때 한 말로 알려져 있다.

나중에 이 말은 사회적, 정치적 제도를 개혁하여 국가와 사회의 기강을 바로잡는 것을 이르는 말로 많이 쓰였다. 1894년에 있었던 일련의 개혁적인 조치인 ‘갑오개혁’을 달리 ‘갑오경장(甲午更張)’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의미를 취한 것이다.

활의 시위나 악기의 현은 팽팽하게 조였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느슨해진 시위는 화살을 멀리까지 날려 보낼 수 없고 악기의 늘어진 줄로는 고운 음악을 연주할 수 없다. 그러므로 궁수나 연주자는 항상 자신의 활이나 악기의 줄이 최적의 상태로 팽팽하게 조여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정신 줄이 늘어져 있으면 자신의 활이나 악기의 줄이 어느 정도 늘어져 있는지를 가늠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이처럼 늘어질 대로 늘어진 상태를 ‘해이(解弛 弛:늘어질 이)’라고 한다.

설을 쇤 지 어느덧 열흘이나 지났다. 새로운 한 해를 맞으며 새로운 각오를 했던 것들이 해이되고 있지 않은지 살펴서 解弦更張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양력으로 한 해가 바뀔 때 먹었던 마음이 해이되었다면 설날에 다시 조여 매고 설날에 조여 맨 마음이 다시 해이해지려 한다면 매일매일 조여 가며 하루하루를 보람차게 지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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