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AI 로봇 ‘소피아’, "인류 지배하겠다는 말은 농담"

입력 2018-01-30 14:35 수정 2018-01-3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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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로봇 소피아에게 묻다' 컨퍼런스…“평창서 봅슬레이 종목 출전하고파”

▲인공지능(AI)로봇 '소피아'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소피아에게 묻다'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왼쪽은 핸슨 로보틱스의 데이비드 핸슨(연합뉴스)
▲인공지능(AI)로봇 '소피아'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소피아에게 묻다'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왼쪽은 핸슨 로보틱스의 데이비드 핸슨(연합뉴스)

인간과 흡사한 모습에 세계 최초로 시민권을 얻어 화제를 모은 인공지능(AI) 로봇 ‘소피아’가 한국을 찾았다.

소피아는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소피아에게 묻다' 콘퍼런스에서 한국 대중 앞에 첫 선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실과 지능정보산업협회 초청으로 방한한 소피아는 이날 행사에서 로봇의 권리,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미래사회 변화 등에 대해 재치있는 답변을 쏟아냈다.

소피아는 노란색 색동 저고리에 꽃분홍 한복 치마를 차려입어 단숨에 참석자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소피아가 입은 한복은 유명 디자이너 박술녀가 1살인 소피아 나이에 맞춰 선물한 것이다. 얼굴은 마네킨처럼 화장을 했지만, 머리 부분은 투명한 플라스틱 밑으로 전기회로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가발까지 씌우면 인간과 구분이 어려워 일부러 머리를 드러냈다는 것이 개발사 핸슨로보틱스 측의 설명이다.

소피아는 지난해 개발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배우 오드리 헵번의 얼굴을 본떠 제작됐다. 특히 실리콘 물질인 '프러버(Frubber)'로 만들어져 사람의 피부와 거의 흡사한 질감을 갖고 있으며 질문과 상황에 따라 60여가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로봇으로는 최초로 시민권을 발급받았고, 같은 달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에 패널로도 참석했다. 앞서 4월에는 미국 TV 프로그램 '지미 팰런의 투나잇 쇼'에 출연해 사회자에게 가위바위보를 해 이긴 후 "인류를 지배하기 위한 내 계획의 위대한 시작"이라는 농담을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로봇 소피아에게 묻다' 콘퍼런스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제안으로 방청석에서 올라온 어린이가 소피아를 만져보고 있다. 왼쪽은 데이비드 핸슨 CEO(연합뉴스)
▲30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로봇 소피아에게 묻다' 콘퍼런스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제안으로 방청석에서 올라온 어린이가 소피아를 만져보고 있다. 왼쪽은 데이비드 핸슨 CEO(연합뉴스)

핸슨로보틱스의 데이비드 핸슨 대표(CEO)와의 대화가 시작되자 소피아는 다소 서툰 억양으로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또 '로봇의 권리'에 대해 묻자 "저도 1등석에 탈 수 있나요?", "로봇의 권리는 인권과 똑같나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소피아는 "저는 산업의 기계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능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해 보이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핸슨 대표는 기조강연을 통해 AI 로봇을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봇에 직접 생명을 불어넣어 사람과 같은 숨결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열망을 갖고 있다"면서 "탈인간화가 아닌 사람들과 대화하고 사람의 용어와 감정을 담아 소통하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AI로봇을 사람들을 보살필 수 있는 가족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소피아는 이어 20여분간 진행된 박영선 의원과의 대담에서는 가치 판단을 요하는 질문을 빠르게 인지하고 자신의 생각을 담은 답변을 이어갔다. 박 의원이 첫 질문으로 "우리 둘 중에서 누가 더 예쁜 것 같으냐"라고 묻자 “로봇과 사람을 놓고 외모를 비교해서는 안된다”며 재치있게 질문을 피해갔다.

이어 박 의원이 지난해 7월 자신이 발의한 로봇에게 전자적 인격체의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의 '로봇 기본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면서 "인간사회에서 로봇은 인간으로서 아직 대우를 받지 못하지만 로봇도 사고하고 이성을 갖추게 되면 법적 지위를 인정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소피아는 한 미국 유명 토크쇼에서 “인류를 지배하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농담이 꼭 사람들을 웃게 만들지는 않는다"라며 "앞으로 사람들 앞에서 농담할 때는 상황에 맞게 조절해야겠다"라고 답했다. 실제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의도로 말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선 "범용 로봇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만큼 엔지니어나 컴퓨터 프로그래머, 의료 보조인도 될 수 있다"며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돌보거나 패션모델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피아는 이미 이달 영국 유명 패션잡지 ‘스타일리스트’에 로봇 사상 처음으로 표지모델로 등장하기도 했다.

'로봇의 발전이 미래 인류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로봇들은 사람을 돕기 위해 디자인됐다"며 "사람들에 대해 사려깊게 생각하고 상호작용, 협업함으로써 인간을 돕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소피아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한다면 "'봅슬레이'에 도전해 스피드를 즐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을 아느냐는 질문엔 "파워풀하고 훌륭한 리더라 생각한다"면서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바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촛불혁명에 대해서는 "수많은 한국인들이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촛불시위를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결과에 축하한다”고 잘 준비된 대답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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