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허브, 제2의 실리콘밸리 ‘버블검앨리’가 뜬다

입력 2017-12-2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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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주 샌루이스오비스포, 지난 5년간 IT 종사자들 20% 늘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루이스오비스포(SLO) 지역이 제2의 실리콘밸리로 주목받고 있다.

SLO는 캘리포니아 주 중앙에 있는 조용한 마을이다. 골목길 전체를 씹던 껌으로 장식한 ‘버블검앨리’가 있어 유명한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몇 년 전부터 IT 신생업체가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하더니 최근 그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실리콘밸리에서 버블검앨리로 미국 IT 허브가 이동하는 모양새라고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소프트웨어 업체 마인드바디는 지금의 SLO를 만든 원조격으로 평가받는다. 2001년 SLO에서 문을 연 마인드바디는 2010년까지 벤처캐피탈 1400만 달러(약 151억5500만 원)를 모았다. 2014년에는 5000만 달러를 조달했고, 2016년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벤처캐피탈 세라 벤처스의 스테반 백 매니저는 “마인드바디는 SLO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회사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이것은 매우 상징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주 일자리센터에 따르면 현재 SLO에서 근무하는 IT 종사자 수는 7800명 이상이다. 이는 지난 5년간 20% 이상 증가한 규모다. 비영리기관인 경제활력공사의 마이클 만차크 회장은 “이는 SLO 지역에 IT 붐이 일어났다고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마인드바디의 릭 스톨마이어 최고경영자(CEO)는 “나는 작년에 SLO에서 창업한 12개 기업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IT 기기 분해 전문 사이트 아이픽스잇은 SOL의 빈 차고지를 사무실로 쓰고자 개조에 나섰다. 약 477평에 달하는 공간은 폴리테크닉대학(CSPU) 캠퍼스에서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있다. 아이픽스잇의 루크 솔레스 창업자는 “우리는 현재 실리콘밸리에 많은 직원을 두고 있지만, 그들은 실리콘밸리의 과밀함에 지쳐 있다”며 SOL로 눈을 돌린 이유를 설명했다.

SLO의 저력은 캘리포니아 주립 폴리테크닉대학(CSPU)에서 나온다. CSPU는 벤처 기업 장려 정책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2010년에는 기업가 정신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설립해 지역 사회와 학생들을 위한 센터를 만들었다. 작년에는 센터를 리모델링했는데 그 규모가 420평에 달한다. 이곳은 학생뿐 아니라 멘토 역할을 하는 기업인들도 이용 가능하다.

CSPU가 전방위적인 산학협력을 하는 것도 IT 허브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CSPU는 디지털전환허브라고 불리는 기관을 만들어 산학협력을 전담토록 했다. 산학협력 업체는 신생기업에 국한하지 않는다. 지난 10월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SOL에서 일어나는 IT 붐은 부동산 가격으로 연결돼 악영향을 낳기도 한다. 앤더슨상업부동산서비스의 데릭 센은 “SOL에서 스타트업이 98평짜리 사무실을 찾을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규모 공간을 만들만한 땅이 없어서 개발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주택난도 예고되는 문제다. 이를 해결하고자 최근 SOL의 헤이디 하몬 시장은 10년간 2000채 이상의 신규 주택 개발 건을 승인했다.

앨런 쿠퍼 전 도시계획위원장은 SOL에서 IT 공동체가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 가격이 올라가 사람들이 도시 밖에서 생활하고 통근시간이 길어지면서 삶의 질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CSPU에서 30년 넘게 도시 디자인을 가르친 게리 드와이어 교수는 “IT 업체들은 직원들이 SLO에서 시간을 보낼 때 쓸 수 있는 두 번째 집들을 건설,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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