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의 최악 구인난…日 기업, 인력 확보 고군분투

입력 2017-11-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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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디즈니랜드를 운영하는 오리엔탈랜드를 비롯한 일본 기업이 고용난을 겪고 있다. 신화/뉴시스
▲도쿄 디즈니랜드를 운영하는 오리엔탈랜드를 비롯한 일본 기업이 고용난을 겪고 있다. 신화/뉴시스

‘주식회사 일본’이 최악의 구인난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고 대졸 인재 확보에 규칙 위반도 서슴지 않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일본 기업들이 근로자를 확보하기 위해 매력적인 제안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1인당 일자리 수는 올해 7월 기준 1.52개로 1974년 이후 최고치이다. 아베 신조 정권의 경제활성화 정책에 일자리는 남아돌지만 인구 감소로 기업들은 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최대 마루재 제조사인 톨리도 고용난에 시달리는 기업 중 하나다. 나가시마 모토히로 사장은 “지난 상반기 매출 2% 상승을 전망했으나 건설 노동자 부족으로 도쿄의 사무실 및 상업시설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오히려 매출이 1% 감소했다”면서 “건설 프로젝트 지연이 만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건설에서 노인 간병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시를 운영하는 오리엔탈랜드는 레스토랑과 놀이기구 직원을 구하려 애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고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직원을 붙들고자 수십 년간 이어온 파트타임 및 계약직 채용 전통을 깨고 정규직 고용으로 전환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나소닉에이지프리는 1500명의 직원을 6개월 계약직으로 고용했다. 내년 4월에는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상여금과 연금 등을 보장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기존 직원을 재고용해 채용 비용을 줄이는 대신 늘어난 인건비를 상쇄하길 희망하고 있다. 가타야마 에이치 회장은 “재계약을 통해 2~3년 내에 직원 이탈률을 10% 미만으로 낮추고 싶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정규직 전환에 나서면서 거품경제 이후 늘어난 일본의 비정규직 비율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1990년 19%에서 계속 증가해 2015년 37.9%로 최고조에 달했던 비정규직 비율이 올해 3분기 37.4%로 줄었다.

대졸 인력을 붙잡기 위한 꼼수도 등장했다. 대다수 기업이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가 권고한 전형시작일 이전부터 채용 절차를 시작했다. 게이단렌은 대학생의 학업 방해를 줄이려 6월 1일을 2018년도 졸업자 채용을 위한 ‘전형 해금일(解禁日)’로 정했다. 이날부터 면접과 합격 발표를 시작하라는 규정이다. 8월 1일이었던 것을 지난해부터 2개월 앞당겼지만 그나마도 지켜지지 않았다.

취업정보회사 디스코가 일본 주요기업 1339개를 대상으로 올해 실시한 조사에서 6월 이전에 면접을 시작한 기업은 85%에 달했다. 다수 기업이 3,4월에 면접을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월 전에 면접을 통해 채용자를 내정하고 6월에는 형식적으로 지원자를 부르는 ‘물밑 작업’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식이다. 좋은 학생을 미리 확보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한 기업 관계자는 “우리는 5월부터 면접을 시작했지만 경쟁사는 4월부터 시작해 우수한 학생들을 데리고 갔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우수한 학생이 입사하길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대학교 졸업시즌이 3월임을 고려하면 약 1년 전부터 졸업예정자의 입사를 확정하는 셈이다. 와세다대학의 한 여학생은 5월에 몇 번의 면접을 치르고 합격이 확정됐으며 6월 1일에는 면접관과 악수만 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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