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입주 대란…전세가 하락 집값으로 옮겨붙나

입력 2017-11-08 14:0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올 18.7만·내년 21.5만, 최근 5년 평균보다 40% 많아…주택 공급과잉

내년까지 경기도 일대 입주 물량이 넘쳐나면서 곳곳에서 전세가 하락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도 덩달아 내려가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IBK경제연구소와 업계 등에 따르면 경기도에는 올해 18만7000가구, 내년 21만5000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인 11만5000가구보다 40%가량 많은 수준이다.

향후 입주 물량을 가늠할 수 있는 인허가 건수 역시 2015~2016년 평균이 37만5000가구로 과거 2005~2014년 평균(23만5000가구)보다 37.5% 많았다. 통상 인허가 건수는 2년 내외의 시차를 두고 입주 물량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올해와 내년에 소화를 못 한 물량은 그 다음 해로 이어지게 된다. 올해 1~9월 누적 인허가 물량은 45만4957가구로 5년 평균치보다 10.1% 많았다.

이 같은 공급 과잉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BK경제연구소는 ‘2018 국내 주요산업 전망’에서 강력한 부동산 투기억제대책과 더불어 주택 공급 과잉이 부동산 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위축의 징후는 전세가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경기도 전세가는 3일 기준으로 전주보다 광주(-0.18%), 시흥(-0.18%), 양주(-0.13%), 화성(-0.09%), 평택(-0.08%) 등이 하락했다.

화성은 올 들어 10월까지 아파트 입주량이 1만7653가구로 경기도 전체의 19.4%를 차지했다. 화성 인구가 경기도 전체에서 차지하는 인구 비율이 약 5%인 것과 비교하면 공급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화성은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비율)이 3월 79.2%에서 10월 말 75.3%까지 하락했다.

화성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동탄의 입주 물량이 많아 화성의 전세 수요자가 대거 빠져나갔다”며 “전세 가격은 작년보다 기존 아파트가 1000만 원, 신축 아파트는 2000만 원 정도 떨어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화성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7937가구로 올 10월까지의 입주량보다 많다. 화성처럼 입주량이 많이 몰린 경기도 남부권의 성남과 오산 역시 최근 한 달 만에 전세 비율이 0.05%포인트 하락해 79.9%를 기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세종이나 동탄도 입주 물량이 많아지며 전세 가격이 조정된 경우가 있다”며 “경기도는 올해 물량도 많은데 내년엔 더 많아지므로 화성, 용인, 김포, 시흥 등은 전세 가격이 계속 조정되는 흐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 공급 과잉이 전세가 하락에서 더 나아가 집값까지 끌어내릴 것이란 염려도 나타난다.

미분양수는 공급량에 비해 집값이 높은 경우 통상 증가하기에 집값 흐름을 예측하는 수치로 참고하게 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5만4420가구로 전월 대비 2.4%(1290가구)가 증가했다. 수도권은 1만311가구로 지난달보다 6.1% 늘었다.

미분양 주택은 3월 이후 8월까지 감소세였지만 8월 들어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는 8·2 부동산대책 등 규제와 더불어 공급 물량이 갑작스레 늘어난 흐름과도 맞물린다. 경기도의 올 하반기(7~12월) 아파트 입주 물량은 9만4171가구로 상반기(1월~6월) 입주 물량(3만3749가구)의 세 배 조금 밑도는 숫자다.

실제 화성시의 경우는 8·2 대책 등 각종 규제에서 벗어난 지역임에도 작년 10월부터 올 4월까지 아파트 매매가격이 5.3% 상승했다가 5월부터는 보합세다. 부동산 규제의 풍선효과로 화성 집값의 반사이익이 클 것이라는 전망도 빗나간 셈이다.

전문가는 주택 공급 과잉으로 단기적인 집값 하락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 지역에 주택 공급 과잉으로 집값 하락이 2~3년간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공급 물량에 따른 가격 하락은 보통 장기적으로 회복되는 흐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세가가 먼저 떨어지고 회복되는 걸 매매가가 뒤쫓는 형국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민희진 "음반 밀어내기 권유 사실…하이브에 화해 제안했다"
  • "제발 재입고 좀 해주세요"…이 갈고 컴백한 에스파, '머글'까지 홀린 비결 [솔드아웃]
  • 부산 마트 부탄가스 연쇄 폭발…불기둥·검은 연기 치솟은 현장 모습
  • "'딸깍' 한 번에 노래가 만들어진다"…AI 이용하면 나도 스타 싱어송라이터? [Z탐사대]
  • BBQ, 치킨 가격 인상 또 5일 늦춰…정부 요청에 순응
  • 트럼프 형사재판 배심원단, 34개 혐의 유죄 평결...美 전직 최초
  • “이게 제대로 된 정부냐, 군부독재 방불케 해”…의협 촛불집회 열어 [가보니]
  • 비트코인, '마운트곡스發' 카운트다운 압력 이겨내며 일시 반등…매크로 국면 돌입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05.3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780,000
    • +0.23%
    • 이더리움
    • 5,342,000
    • +1.39%
    • 비트코인 캐시
    • 648,500
    • +1.65%
    • 리플
    • 726
    • +0.14%
    • 솔라나
    • 232,300
    • -0.21%
    • 에이다
    • 631
    • +1.12%
    • 이오스
    • 1,135
    • -0.09%
    • 트론
    • 158
    • +1.28%
    • 스텔라루멘
    • 149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5,450
    • -0.18%
    • 체인링크
    • 25,670
    • +0.12%
    • 샌드박스
    • 613
    • +1.4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