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재무 책임자 조지 펠 추기경, 성범죄 혐의로 호주서 기소

▲조지 펠 추기경이 29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성명 발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호주로부터 성범죄 혐의로 이날 기소를 당했다. 바티칸/AP뉴시스

바티칸 재무 책임자인 조지 펠 추기경이 성범죄 혐의로 호주 사법당국으로부터 기소를 당했다고 2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76세의 펠 추기경은 가톨릭 교회를 강타한 성적 학대 스캔들 혐의로 고소된 바티칸 공직자 중 가장 고위직이라고 WSJ는 전했다.

셰인 패튼 호주 빅토리아 주 경찰청 차장은 “펠 추기경이 오는 7월 18일 멜버른 치안법원에 출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멜버른 출생의 펠 추기경은 피임약과 줄기세포 연구, 동성애 등에 대해서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는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바티칸 재정 개혁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그러나 그는 사제들의 아동성범죄 문제를 은퇴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오다가 지난 18개월간 그 자신도 성추행, 더 나아가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는 신세가 됐다.

호주 국영 방송사인 ABC는 지난해 7월 펠 추기경을 기소한 두 명의 원고 린든 모뉴먼트, 대미언 디그넌과 인터뷰했다. 이들은 1970년대 수영장에서 펠 추기경이 자신의 성기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펠 추기경이 최소 세 건의 아동 성학대 혐의로 고소를 당했으며 그 중에는 한 건의 성폭행 혐의도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펠 추기경의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번 기소로 사제들의 성범죄에 무관용 정책을 펼쳐온 프란치스코 교황도 타격을 받게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펠 추기경은 자신에 대한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는 현재 바티칸에 체류 중이며 지난해 10월 호주 경찰 세 명이 로마로 건너와 그를 취조하기도 했다.

호주 시드니 교구는 “펠 추기경이 여행을 해도 된다는 의사의 승인만 떨어지면 가능한 한 빨리 호주로 돌아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려 한다”고 밝혔다. 호주는 바티칸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지는 않았다.